물은 도시경관의 강력한 이미지 중 하나이며, 글로벌 네트워크 세계에서 도시를 알리고 홍보하는데 중요한 경관 요소이다. 또한, 수로, 호수, 바다는 공공에 개방된 대규모 오픈스페이스로 다양한 이벤트와 주민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초고층 랜드마크와 더불어 도시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친근한 어메니티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친수도시 경관을 형성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해양경관의 적극적인 이용을 고민해왔다. 인천은 국제터미널을 가진 항만기능과 도심과 가까워 해양 접근성도 매우 좋다. 송도, 영종, 청라 모두 워터프론트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여러가지 넘어야할 산도 많다. 인천 서해지역은 접경지역으로 일부를 제외하고 바다로의 접근이 제한적이었고, 군부대 관할이 많아 개발이 쉽지 않다. 바다와 접하는 도시공간의 개발에 제한적이다 보니 수로를 통한 워터프론트 개발을 추진하게 되었고, 물을 도시내로 끌어들여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송도 센트럴파크와 6.8공구 호수, 청라 커넬웨이가 대표적인 운하형 워터프론트의 대표적 사례이다.

커넬웨이는 청라국제도시의 중요 경관자원중의 하나이다. 청라국제도시의 중요 경관자원은 커넬웨이라 불리우는 주운수로와 청라의 중심에 극단적 경관거점 역할을 하는 호수공원과 시티타워이다. 샌안토니오 리버워크와 청라커넬웨이는 물리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다. 하지만, 청라 커넬웨이가 중심상업 위주로 조성된 반면, 리버워크는 문화공간으로의 접근이 훨씬 다양하고 용이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커넬웨이는 도시의 중심상업지역의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도시의 허파역할을 하는 호수공원으로 모여든다. 이 수로는 상업지구의 바쁜 삶에 휴식같은 공간으로 좁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적당한 스케일의 수로폭은 오히려 사람들이 접근하기에 편하고 친근감을 갖게 한다. 이미 청라 커넬웨이는 많은 카누 동호회 회원들이 레포츠를 즐기는 생활레저의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여러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개최되어 인공적인 운하를 도시에 끌어들여 성공한 사례로 알려져있다.

커넬웨이 주변은 문화시설과 상업, 업무, 공공청사 등이 모여 있어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호수공원은 커넬웨이가 모여 하나의 도시 내 핵심 경관거점으로 시각적 공간적 중심을 형성하고 있다. 그 곳의 가장 중심에 시티타워가 건립되고 있는데, 약 450m 규모의 초고층 타워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전망대가 될 것이고, 야간에는 전면에 미디어파사드를 적용한다고 하니 청라만의 독특한 야간경관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최근 북유럽의 핫한 도시 오슬로는 대규모 워터프론트 개발에 있어 공공성 측면에서 주민의 접근성을 최대 확보하고, 경관의 상징성, 개발의 타당성을 모두 잡은 사례이다. 오슬로시는 피요르드시티 프로젝트(Fjord City Project)를 진행 중에 있다. 오슬로시의 가장 핵심이 되는 수변부에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고, 다양한 문화시설을 수변부의 엣지부분에 배치하여 수변부의 공공성을 극대화하였다. 건축물의 디자인도 혁신적으로 설계하여 워터프론트의 인지성과 상징성을 높이고 있다. 오슬로 워터프론트의 새로운 업무시설 개발계획을 바코드프로젝트(Barcode Project)라 하는데, 세계적인 유명 설계회사인 MVRDV를 초청하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게 하여 지역의 고층 랜드마크의 상징성을 부여하였다. 피요르드 프로젝트는 주거시설에도 적극적으로 친수요소를 도입하였다. 공동주택은 매립지가 아닌 물위에 데크를 만들어 조성하고, 주차장은 공용주차장을 별도로 만들었다. 또한, 요트로 이동이 가능하게 하고 단지의 엣지 부분에 ‘바스(Bath)’ 야외 해수풀을 만들어 수변을 단지 내 사람들이 사유화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수변공간과 경관은 도시 내 최고의 가치를 지닌 공공의 자산이다. 조성과 관리에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아직도 경관과 디자인은 비용이라는 사고가 시장에 팽배하다. 우수한 경관, 좋은 디자인은 분명 돈이 더 든다. 사업자들이 디자인도 투자라는 생각을 갖고 지역과 상생하는 방법으로 경관을 받아들여졌으면 한다. 도시경관이라는 공유지에서 자기 이익만 챙기고 공유지의 지속성을 외면한다면, 공유재산의 비극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재혁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도시디자인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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