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조끼도 없어 하루 수차례 아찔… 권고에 불과한 매뉴얼만으로는 한계
인천시 "車 적은시간대 작업 최선"

최근 인천의 도로 위 작업자들이 안전장구 없이 도색작업과 체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인천의 도로 위 작업자들이 안전장구 없이 도색작업과 체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로 위 작업자들이 정작 교통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안전장구 없이 일하는 노동자가 대부분인데도 발주처인 공공기관들은 손을 놓고 있다.

22일 인천 남동구의 한 신호등 도색을하는 작업자 대부분이 일상복을 입고 있다.

이 중 일부는 눈에 띄는 형광색 조끼를 입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업자가 더 많은 실정이다.

이들을 보호하는 건 주황색 교통콘 몇 개가 전부다.

도색 작업 중 교통콘을 벗어나 페인트통을 가지러 가던 한 작업자는 오토바이와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계양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 작업자가 8차선 도로 위에서 3개의 교통콘만으로 체증작업을 하고 있다.

그나마 차량이 서지 않는 구간 내에서 작업하고 있지만, 주변에 차량은 속도를 내며 달리고 있다.

인천시는 도로 노면 표시를 하는 작업자들의 안전은 경찰청에서 제시한 교통 노면 표시·설치 관리 메뉴얼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메뉴얼에는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밝은색 작업복을 착용하고 교통정리를 위한 깃발 등을 설치해야 한다 쓰여 있다.

하지만 이는 필요에 의한 권고사항으로 제시돼 있어 강제할 수 없고 문제가 생겨도 관할기관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

시 관계자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야간작업을 피하거나 차량이 적게 다니는 시간대 작업을 하는 게 최선"이라며 "작업자의 안전에 대한 인지도 차이가 구마다 달라 안전용품을 제공하는데 차이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할 기관의 안일한 태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설노동조합 경인건설지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충분히 관련 조례를 만들어 작업자를 보호할 수 있다"며 "도로 위 작업자의 사망 사고는 끊이지 않는데 플라스틱 콘으로 생명을 보호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안일한 태도로 사고를 키우고 있다"며 비판했다.

조냇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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