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문자 한글을 만든지 573돌이 되었다. 세종대왕 1443년 음력 9월 상한(上澣) 양력 10월 9일 훈민정음 자음17자 모음11자 모두28자가 만들어져 세상에 알려졌다. 우리의 말은 있으나 글자가 없어 중국 한자를 써야 했던 때에 세종대왕 훈민정음의 창제는 백성을 가르치는 소리였다.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서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이런 까닭에 어진 백성들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뜻을 전하지 못하는 백성이 많으니, 세종대왕이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들고 모든 백성으로 하여금 쉽게 깨우쳐 날로 씀에 편하게 하고자 했다. 우리 한글이란 이름은 1913년 일제치하 때 주시경 선생이 위험을 무릅쓰고 처음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한글은 세계 10위권에 들며 8천8백50만명이 사용한다. 한글은 창제자와 창제일이 정확히 기록되고 밝혀진 글자라는 점에서도 세계 문자상 유일한 글자다. 중국의 한자나 일본의 가나 문자 서양의 영어, 로마 문자 등 세계에는 수백가지 문자가 있다. 그러나 한글처럼 창제자와 창제일자가 밝혀진 글자는 하나도 없다. 이러한 점을 아는 서구의 많은 학자나 지식인들은 특이한 한글의 창조 원리에 감탄했다. 한글의 특성은 배워서 익히기 쉽다는 것이다. 훈민정음의 월인석보 에 보면 학문이 해박한 정인지는 한글이 배우기 쉬운 점을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하루 아침에 깨칠것이요.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안에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우리가 배움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이국인(異國人)들의 경험담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한글의 특성은 문자가 없는 인도네시아의 함 섬에서 한글을 공용 문자로 쓰기로 결정하여 부퉁섬의 찌아찌아 사람들로 이들이 한글을 공용 문자로 쓰기 시작한지 8년이 되었다. 드디어 국제기구에서 공인받기에 이르러 유네스코에서 1989년 6월부터 문명퇴치에 공헌한 국가나 단체 또는 개인에게 주는 상을 만들어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king Seiong Siteracy Prize)을 주고 있다. 수여하는 상의 이름을 딴 것은 세종임금이 만든 한글이 배우기 쉽고 문맹자를 없애는 글임을 세계가 인정했기 때문이다.

한글은 백성을 가르치고 일깨워서 알권리를 주고 훈민정음 그대로 문민정치를 하겠다는 글자의 이름에 잘 드러나 있다. 국립 국어원은 한글날을 맞아 꼭 고쳐 가려 써야 할 일본어투 용어 50개를 골라서 발표했다. 국어원이 2005년 제작한 일본어 투 용어 순화집에 실린 단어 1천500여개 가운데 여전히 사용 빈도가 높은 말의 표현들이다. 구좌(계좌) 가불(선지급) 잔고(잔액) 고참(선임) 등이 대표적이다. 나와 바리(구역) 단도리(단속,채비) 땡땡이(물방울) 만땅(가득) 망년회(송년회) 분빠이(각자내기) 아나고(붕장어) 무데뽀(막무가내기) 쇼부(결판) 와사비(고추냉이) 종지부(미침표) 등도 순화 대상으로 꼽힌다. 매일 독자와 만나는 언론 매체의 책임도 적지 않다. 한국 박물관과 경기도는 한글을 지키고 가꿔야 할 관계기관으로 끊임없는 교육 홍보를 진행하고 행정안전부는 각 지자체 자치법규에 포함된 어려운 한자어를 이해하기 쉽게 바꾸기로 했으며 상용어27개를 뽑았다. 국어원은 국회사무처 법제처와 알기 쉬운 법률안 만들기 업무 협약을 했다. 영원히 우리 민족과 같이 가야할 한글 세계가 인정하는 우수성이나 극찬에 비해 정체성 인식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한글의 민족 정신 말과 글은 한나라의 흥망성쇠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명수 동두천문화원향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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