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내 직접 식당 운영 예정… 시설 투자한 상인들 불만 목소리
"상권 죽여"… 우방 "사전협의 안해"

"우방 측에서 식당 개설을 강행하면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

23일 만난 A(64)씨는 이같은 말하며 답답해했다.

대형 건설업체가 인부들을 위한 식당을 공사 현장 내에 만들겠다고 하면서 이제 막 인근에서 식당 운영을 시작한 A씨는 울상을 짓고 있다.

그는 화성시 기안동 일원에서 (주)우방이 아파트를 건설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인부들을 대상으로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 1단지 공사 현장과 인접한 곳에 올 7월부터 식당 개업 준비에 들어가 지난 18일에 문을 열었다.

올 3월부터 기안동 373-4번지와 454-1번지 일원에서 각각 착공에 들어간 ‘화성기안 우방아이유쉘’ 공동주택 신축공사는 총 대지면적 7만938㎡ 에 1천157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1단지와 2단지로 공사 현장이 나누어져 있다.

A씨는 식당을 열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현장 소장을 찾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공사 현장에 우방 측에서 새로운 식당을 열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실제 우방 측은 공사 현장의 인부들을 위한 식당을 만들기 위해 지난 15일 2단지 공사 현장 내에 300여 ㎡ 규모의 가설건축물 신고를 접수했다.

A씨는 공사 현장 주변에 식당이 있다는 사실을 우방 측이 뻔히 아는 상황에서 새로운 식당을 만든다는 계획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 몇 푼 벌어보려고 시작했다"며 "이런 상황을 우리에게 미리 얘기라도 했다면 시설 투자비로 투자된 3천여만 원은 들어가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 현장 주변에 있는 식당만도 네 군데인데 우방 같은 큰 업체에서 굳이 식당을 만들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단지 공사 현장 부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58)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B씨 역시 공사장 인부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기 위해 한식뷔페 코너를 따로 만드는 등 시설 투자를 한 상황인데 공사 현장에 식당이 들어서면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B씨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인데 현장 내 식당을 만들겠다는 것은 상권을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방 측은 협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방 관계자는 "만약 우리에게 식당을 열기 전 사전 협의를 했다면 저희들이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본인의 필요에 의해 식당을 열었는데 장사가 안된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라 저희 입장에서는 협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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