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
서울서 열린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서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이장호(도 장애인사격연맹)가 24일 오후 도 사격테마파크장서 MVP 트로피를 손에 쥐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김경수기자
 

"사격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해준 감사한 스포츠입니다."

24일 오후 화성의 경기도 사격테마파크서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최우수선수인 이장호(도 장애인사격연맹)를 만났다. 그의 손에는 MVP 트로피가 쥐어있었다.

이장호는 지난 17일 대구 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제39회 전국체전 사격 혼성 공기소총 복사 R3 SH1 개인전과 단체전서 252.6점과 1천886.6점으로 우승을 차지해 전날 열린 남자 공기소총 입사 R1 SH1 개인전과 단체전 우승에 이어 4관왕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서 "대회를 마치고 집으로 올라오는 도중 최우수선수상 소식을 접했다. 휴대전화 너머로 시상식 사회자가 MVP로 제 이름을 부를 때 느꼈던 전율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당시의 감격을 전했다.

2010년 3월, 부사관 사격 교관으로 군복무 당시 휴가 중에 당한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이장호는 1년간의 재활을 마친 뒤 김동민 정립회관 재활 선생의 권유로 사격에 입문했다.

경제적인 여건도 생각했어야 한 그는 장애인 휠체어영업과 운동을 병행해오다 지난 2014년 사격에 전념하고자 하던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선수로 나섰다.

이장호는 2016년 첫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리우 패럴림픽 R4 혼성 10m 공기소총 입사 경기서 동메달을 따내며 존재감을 알렸고 이후 굵직한 전국대회서 금빛 총성을 계속 울리며 제37회 전국체전(3관왕), 제38회 전국체전(4관왕)서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그가 이토록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그만큼 사격에 대해 절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장호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 사격 아니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사격을 더 절실히 해왔던 것 같다"며 "사격은 내게 인생의 많은 것을 알려준 감사한 존재다. 지금도 사격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대회를 모두 마친 이장호의 다음 목표는 2020 도쿄 패럴림픽 입성이다.

그는 "이제는 내년에 열릴 도쿄 패럴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패럴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한 5경기 중 3경기가 끝난 상태다"며 "남은 경기서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둬 패럴림픽에 꼭 출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장호는 또 운동을 즐기고 싶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장애인들의 삶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많은 장애인이 스포츠에 입문하는 정보를 몰라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그들에게 스포츠를 통한 제2의 삶을 꿈꾸도록 돕고 싶다"며 "꼭 사격이 아니라도 좋다. 장애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길목을 놔주는 그럼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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