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치유할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된 이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공유주방이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공유 호텔, 공유 차량에 이은 주방의 공유 모델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공유주방은 외식업에 필요한 공간과 설비를 임대 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F&B에 특화된 공유 오피스라고 보면 쉽다.

미국에서 공유주방이 본격적으로 사업 모델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다. 아직 우리에겐 낯설지만, 식음료 창업을 준비하는 개인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공유주방의 사업 모델이다. 대표적인 사업체가 ‘클라우드 키친’이다.

‘클라우드 키친’은 우버의 전 CEO인 트레비스 캘러닉이 2016년에 설립한 공유주방 스타트업이다. ‘클라우드 키친’은 한 공간에서 3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이 가능하고 시간대를 구분해서 입점하여 주방을 나누어 쓴다. 별도의 매장이 없이 요리사는 입점하여 요리만 하고 주문 및 배달 마케팅은 ‘클라우드 키친’에서 대신해준다.

‘키친 유나이트’와 ‘키친 타운’등도 미국에서 활발한 공유주방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역시 미국의 벤처캐피탈로 부터 막대한 금액의 투자를 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우버의 자회사인 ‘우버이츠’도 공유주방 비즈모델이다.

이러한 공유주방은 국내에서는 ‘위쿡’이 최초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심플키친’이 등장하여 공유주방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고스트 치킨‘, ’개러지 치킨‘등의 스타트업이 신규 공유주방을 주력 비즈니스로 하고 있다.

이렇게 공유주방이 늘어나고 성장하는 이유는 낮은 창업비용과 비교적 높은 수익 때문이다. 자료에 의하면 외식업 창업시 외식업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6천만원정도 투자비가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천차만별이지만 5% 내외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공유주방을 이용할 경우 비슷한 조건에 투자비는 최대 2천만원 정도의 투자비를 들이고 약 15%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2017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개업한 음식점은 18만여 곳이고, 폐업 신고를 한 음식점도 16만여 곳이 될 정도로 음식점 폐업률이 높다. 10곳이 창업하는 동안 9곳 정도가 영업을 포기한다는 얘기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공유주방은 창업 자금이 거의 들지 않아 조리 기술만 갖고 있으면 누구나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취업할 수 없어 자영업을 택하거나 스타트업의 꿈을 갖는 청년들에게는 매력있는 비즈니스이다. 또 외식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인 폐업률을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외식업계의 폐업률이 높은 이유는 장기 경기침체와 더불어 외식업체 수가 너무 많아 과당경쟁이 심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외식업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사회적 통념으로 인해 준비되지 못한 이들이 쉽게 참여 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물론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 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식재료비, 임대료의 상승도 폐업의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어쨌든 우리나라도 공유주방의 인기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유주방은 기존 외식업의 대체재가 되면서 또 다른 사회갈등을 야기할 소지가 있다. 또한 같은 장소에 사업자 등록을 여럿이 할 수 없고 즉석 판매제조·가공업은 개인 판매만 허용하는 규제때문에 사업 확장이 어려운 것은 한계로 꼽힌다.

그러나 인구 구조가 변화하면서 산업트랜드도 급속히 바뀌고 있다. 공유주방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 변화를 촉진시키는 또 다른 경제변화의 한 면이다. 이것이 공유주방이 더 발전하였으면 하는 이유이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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