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 '시끌'… 중진들-李지사 회동 관련 비판
지지자간 갈등봉합 시간 필요… 박광온 "친문·비문이 어디있나? 文정부 성공 위해 힘 모아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최근 경기도 수원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모습. 사진=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측 제공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최근 경기도 수원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모습. 사진=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측 제공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원팀’이 되자."

경기도내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한 자리에 모여 ‘원팀’(중부일보 11월 11일자 1면 보도)을 외쳤다.

하지만 당내 갈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간 ‘친문 대 비문’로 인식되던 당내 계파싸움이 본격적인 ‘친문 대 친이(친이재명계)’로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11일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전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회동을 가진 당내 중진에 대한 비판 의견들이 쏟아졌다.

전날인 10일 저녁 민주당 김진표(수원무)·전해철(안산단원을)·정성호(양주)·박광온(수원정) 의원은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이 지사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김진표·전해철·박광온 의원은 당내 대표적 친문계 중진으로 꼽히며, 정성호 의원은 이 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이자 정치적 파트너로 잘 알려져 있다.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은 ‘원팀’을 외치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다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달 28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이 지사와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만난 취지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현재 민주당내 일부 지지자들은 이재명 지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고 있다.

친문과 비문으로 인식되던 이 갈등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퇴를 계기로 이 지사가 대선주자 반열에 공고히 오르면서 친문 대 친이 구도로 굳어져가는 모양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이 지사와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지만, 지지자들간 깊게 패인 골을 메꾸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실제 10일 공관 만찬 회동이 보도된 시점부터 현재까지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날 참석자들을 비토하는 성격의 게시글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이 지사 지지자들의 반응도 냉담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이 지사의 결단을 요구했던 김진표 의원, 도지사 경선에서 경쟁했던 전해철 의원과 손을 잡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SNS 등을 통해 노골적으로 표출하면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박광온 의원은 "만찬 때 정성호 의원도 얘기한 것처럼 우리 당에 친문, 비문이 어디 있나.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누구나 다 힘을 모아야 하고, 그런 과정에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대선 때나 도지사 선거 때나 당내에서 경쟁은 있는 것이다. 그걸 마치 (편)가르는 것처럼 생각하면 민주주의를 못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황영민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