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파리협정 이행을 두고 지난 9월 23일 유엔 총회장에서 ‘기후행동정상회의(Climate Action Summit)’가 열린 바 있다. 파리협정은 선진국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담을 주었던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 선진 및 개도국 모두 참여하는 2020년 이후 신(新)기후체제의 출범으로 지난 2015년 12월 전세계 196개 당사국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다. 파리협정의 주요 합의사항 중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각국이 스스로 정하되 매 5년마다 상향된 목표 제출을 의무화하였고, 2023년부터 5년 단위로 국제사회 공동 차원의 이행점검을 실시하도록 합의함으로써 전세계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실천방법과 적응대책 수립 및 실제 이행과 행동을 부각하였다.

우리나라는 신기후체제 수립의 선도적 역할 수행을 위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2015년 6월에 2030년 BAU 850.6백만t 대비 37% 감축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에 제출하였으며, 신기후체제가 우리경제에 부담이 아닌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감축, 기후변화 적응, 국제협력 등을 총망라한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을 2016년 1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하였다. 또한 내년에 제출할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에는 더욱 강력한 한국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지난달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선언한 바 있다.

2016년도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21.2백만tCO2eq.으로 국가 총 메탄 배출량의 약 43%, 국가 총 아산화질소 배출량의 약 66%을 차지하며, 2020년 농업부문 감축 목표는 BAU 대비 5.2%이다. 농업분야는 에너지, 산업공정 분야와 달리 자연생태계와 인위적인 영농활동의 상호작용으로 연결되어 온실가스 배출원 제어만으로 저감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즉, 영농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질소 비료, 유기물 시용 등의 질소와 탄소 공급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기온, 강수량, 일사량 등의 여러 기상요소에 따른 작물의 생육상황, 토양 내 미생물 활동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온실가스 배출량에 영향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저탄소농업 실현을 위해서는 화학비료 사용량 감축 등의 배출원에 대한 제어만이 아닌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관리기술 개발을 병행하여야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을 하면서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에 지역 환경에 적응해 온 농업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평균기온의 상승 및 폭염 등과 같은 고온 현상에 적응할 수 있는 벼 안정생산 관리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변화하는 기상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도내 지역별 알맞은 품종을 적기 이앙할 수 있도록 벼 생태형(조생종, 중생종, 중만생종) 6품종(‘오대’, ‘진광’, ‘청품’, ‘맛드림’, ‘삼광’, ‘참드림’) 및 3개 재배지대별(평야지, 해안지, 북부평야지) 이앙 시기에 따른 생육특성, 수량, 미질특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 올해로 2년차 수행하고 있는 이번 연구결과는 경기지역 벼 생태형 및 재배지대별 이앙시기를 재설정하여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벼 안정생산과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재배기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2년 UNFCCC 국제환경조약 채택부터 지난 9월 기후행동정상회의까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국제적 노력은 지속되어 오고 있으며, 2020년 신기후체제에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기후변화 적응기술 개발 위한 각국의 노력이 중요한 때이다. 이에 어느 영역보다 기후변화에 민감한 농업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며,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제시하여 농민들에게 보급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기후변화 적응 및 온실가스 저감 친환경 생산기술 개발의 연구가 농업부문 국가 온실가스 저감목표 달성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의 기반이 되어 전세계에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주옥정 경기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연구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