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에 대한 우려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어제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토론,미래: 대안 찾기’ 토론회 중 황교안 대표에게 전날 보낸 문자를 확인하고 있는 사진이 정가를 달구고 있다. 보수통합을 추진할 자유한국당 내 기구인 보수 대통합 추진단장에 원유철 의원이 내정된 것을 두고 잡음이 나온 것이다. 길게 볼 것도 없이 원 의원은 아니라는 얘기다. 원 의원이 친박계로 분류되고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과거 악연을 맺은 탓에 통합 메신저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고 과연 원 의원이 이 가시밭길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적임자인지도 물음표로 남으면서다.

알려졌다시피 원 의원은 지난 6일 황 대표가 공개적으로 보수통합기구 구성을 제안한 이후 실무진 홍철호·이양수 의원과 함께 통합 추진단장에 내정된 바 있다. 기억하기로 원 의원이 2015년 2월 유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당선됐을 때 정책위의장으로 함께 출마했고 또한 원 의원은 또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내던 시절에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를 원내수석부대표로 지명해 함께 일한 전력도 있다. 바로 이런 원 의원에 이들과의 인연에 그 사이를 매끄럽게 하기 좋을 수 있지만 반면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계산도 없지 않다. 생각해 볼 때 유 의원과 원 의원이 한때 같은 배를 탔던 것은 맞지만 그 끝이 좋지 못해서다.

정리된 대로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정책위의장이던 원 의원은 친박계를 등에 업고 합의추대 형식으로 유 의원의 원내대표직을 이어받은 바 있다. 한국당 내부에서 부정적 목소리가 나오는 징조는 권성동 한국당 의원이 황 대표에게 "통합 추진단장으로 원 의원은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다. 유 의원과 원 의원간의 ‘신뢰관계’ 등이 주요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측에서도 원 의원의 내정에 부적절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장에 변혁 신당 추진기획단 공동단장인 유의동·권은희 의원이 며칠 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당과 통합은 없고 보수를 재건하는 노력은 신당 중심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바로 이런 분위기와 다르지 않다는 평이다. 물론 당장 황 대표가 이들 변혁의 요구대로 보수재건 3원칙을 모두 지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리는 권 의원이 이렇게 제안하는 모든 게 전부는 아닐 것으로 본다. 하지만 황 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재원 의원의 언행도 문제 삼았는데 권 의원 말대로 총선 국면이 될수록 품격 없는 발언이 속출될 우려가 크고 이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서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는데 동의한다. 다시 말해 헛발질이 잦아지면 곤란하다는 얘기다. 당 지지도가 올라가려다가도 이런 언행들이 나와 다시 깎아 먹는 것이라는 비판도 맞는 얘기다. 당장 듣기에 후련할지는 모르지만 결코 앞으로의 한국당 미래에 도움이 될 얘기들은 아닌 탓이다. 괜한 헛발질성 발언에 끊임 없는 사과 요구에 모처럼 잡은 기회들을 잃는다면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진다. 차라리 김무성 같은 중진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를 황 대표는 곱씹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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