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 평택시 공무원 월례회의가 열렸던 평택시청 대회의실에서의 행사는 존중과 배려, 소통하고 협력하는 지방자치를 생각하게 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처음으로 현직 시장이 전임 시장에게 직접 공로패를 수여하는 특별한 행사로 열렸는데 전임 단체장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문화가 부족한 공직사회와 갈등과 편가르기가 횡행하는 지방자치 분위기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자리였다.

이번 수여식은 정장선 평택시장의 평소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소신과 여야, 전임·현임, 당파, 사사로운 이익 등을 모두 초월한 대승적 제안으로 이뤄졌다. 정치적 경쟁자였고 정당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행사를 개최한 정장선 평택시장의 열린 리더십과 존중과 소통의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모습도 보기 좋았고, 전임 공재광 시장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협력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전국 지자체중 최초의 공로패 수여식이 의미가 있는 것은 과거에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로 했지만, 지금은 소통하고 협력하는 포용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시대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지난 민선5,6기를 거치면서 전현직 단체장과 국회의원, 시도의원, 시민사회의 갈등과 증오의 리더십이 횡횡했다는 점에서도 이제는 토론하고 협력하는 통합형 리더십이 필요로 하는 시기가 되었다고 본다. 특히 평택을 비롯한 경기도의 도시들은 이질적인 도시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도 토론하고 협력하는 거버넌스형 지방자치와 지방정치 리더십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장선 시장이 보인 포용의 정치는 민주주의에 기초를 둔 수평적 소통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람직한 민선7기의 성공을 위해서는 단체장이 지지자와 지지하지 않은 사람, 진보와 보수 등을 넘어서 소통을 통해 하나가 되도록 해야 한다. 중앙정치가 보이고 있는 갈등과 편가르기 행태를 지방정치에서 반복하는 것은 지방자치 발전과 지역민의 삶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렵게 부활한 지방자치 제도가 일부 단체장, 의원들의 일탈과 부정부패, 중앙정치 예속심화, 정쟁과 발목잡기 행태 등을 보이고, 풀뿌리 민주주의는 제 자리 걸음이 되다보니 주민들의 신뢰는 점점 떨어지고 ‘무용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지방자치 혁신과 새로운 지역정치 문화 창출, 소통과 협력의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우리 시대의 과제가 되고 있다.

좋은 지역사회는 염치와 품격이 넘치는 사회이다. 예와 의, 공적인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 지방자치란 그저 사적인 권력 투쟁의 장, 욕망이 우선하는 지역사회가 될 뿐이다. 시민들의 마음은 통합, 치유, 희망, 공공선, 포용, 공정, 공감의 리더십을 단체장, 정치권, 지역사회 리더그룹들이 보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따뜻한 공감,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 해결책을 찾는 자유로운 상상력, 그리고 소통과 존중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시민모두가 행복한 도시는 지역사회의 소통이 가슴으로 이루어질 때 가능할 것이다. 나를 앞세우기보다는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그래서 중요하다. 법정스님의 말처럼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과 문화는 자신의 드러냄을 버리는 것에서, 새로운 혁신의 길을 가는 과정에서 저절로 찾아올 것이다.

갈등과 증오가 심화되고 참여민주주의가 취약한 지방자치 구조에서 단체장의 자치정신 실천은 매우 중요하다. 정장선 시장이 보인 존중과 배려, 소통과 협력의 모습이 다른 시군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정파와 이념적 스팩트럼과 상관없이 다양한 지방자치 혁신사례와 새로운 지역문화를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은우 평택시민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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