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미세먼지의 32%가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한‧중‧일 3국 공동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중국은 우리나라의 대기질에 중국이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 인정한 적이 없이 발뺌하기에 급급했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동북아 3국이 연구와 검토를 마치고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라는 점에서도 하나의 진전이다. 중국이 거의 마지못해 인정했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인정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중국 요인이 더 적은 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연평균 통계 수치이며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철에는 무려 70% 가까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이 중국 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그 일부는 동해를 건너 일본까지 날아간다. 도쿄 초미세먼지의 20%가 중국 원인인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중국이 더 이상 부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것만 보아도 중국이 동북아 3국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력이 실로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와 일본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중국 내 사정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중국 정부가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꾸준히 줄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보다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보니 그 일부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이 공장지대를 우리나라와 서해로 접하고 있는 해안지역으로 옮기면서 우리나라 대기질이 더욱 심각해진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중 국내 요인은 약 51% 정도다. 환경부 관계자는 만약 중국 발 초미세먼지가 없다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수치는 ‘좋음’ 기준보다 약간 높은 정도라고 밝혔다. 중국 요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서울의 대기질이 지금보다 훨씬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 요인 속에 중국 요인이 혼재되면서 미세먼지 발생 빈도나 정도가 심해지고 국민 건강을 크게 위협하게 된 것이다. 이번 보고서가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발간한 보고서라는 점에서 중국도 더 이상 이를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하늘을 이웃하며 살고 있는 이상 3국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대기질 개선을 위한 자료 공유 및 연구에 3국의 공동 노력이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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