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역 3번 출구|서순남|북인



2018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한 서순남 시인이 데뷔 1년 만에 첫 시집 ‘인천역 3번 출구’를 출간했다. 경북 경산이 고향인 서순남 시인은 스무 살 무렵 직장 때문에 인천에 살기 시작했다. 그의 시집에는 연안부두, 자유공원, 월미도, 신포동, 만석동, 배다리, 송도, 인천대공원, 만의골, 홍예문, 애관극장, 남동공단 등 역사를 품은 인천 지역의 명소와 거리, 건물 등과 얽힌 여러 사연을 시로 펼치고 있다.

서순남 시인은 ‘인천역 3번 출구’에서 휘발되는 시간, 휘발될 수밖에 없는 현실, 그리고 휘발되는 공간에서 파편화되어 고립되는 주체의 진술을 펼치고 있다. 그러므로 서순남의 시적 주체는 휘발되지 않기 위해 파편화되어 다시 탄생하는 존재이다.

서순남 시에 등장하는 시적 주체들은 휘발되는 현실을 붙잡기 위해 노력한다. 불확실한 현실에 맞서 삶의 현장에서 생의지를 불태운다. 화자는 휘발성의 프레임에 갇혀 절망하지 않는다. 사실을 디테일하게 재현하며 프레임을 찢는다. 시집 속에 등장하는 여러 상가는 욕망의 지향점들이 다양하게 전시된 곳이다. 타자들의 욕망과 충동이 상품으로 빛을 발한다. 욕망은 타자의 영역 속에서 끊임없이 충동을 확장한다. 상가는 다양한 상품들로 욕망을 실현해줄 것처럼 타자들을 유혹한다. 단일한 욕망은 다양하고 분화된 상품으로 현현해 타자들을 흥분시킨다. 욕망은 타자의 영역이 분명한데 어느덧 주체도 타자의 욕망을 내면화한다. 은밀하게 "손등으로 오늘의 매출을 가늠하며" 충동은 욕망 앞으로 다가온다. 붉은 저녁노을이 하늘을 물들이듯 욕망은 가슴속으로 스며든다. 값 9천 원


백창현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