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


하늘 뿌연 날
침침한 눈을 비비며
창문을 닦는다

보지 않아
그런 줄 알았다고
보여주지 않아
그런 줄 몰랐다고
창문을 닦고 닦는다

숨김없이 깊어
풍경소리 사는
너의 눈을 보여다오

감추며 사는 일에 익숙해
마음까지 늙어서야
보려고 닦는다
보라고 닦는다
창문에 비친 얼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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