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심평원의 자료에 의하면 수면장애로 치료를 받은 환자수가 90만 명 가까이 되어 2015년에 치료받은 숫자 75만 여명 보다 크게 늘어났다. 한편 질병관리본부가 2018년도에 실시한 전 국민의 수면의 질 조사에서는 국민의 40% 정도가 수면의 질 저하를 호소하고 있어 비슷한 연구를 한 다른 나라에 비해 수면의 질 저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수면이 중요하다는 것은 잠을 못자는 경험이 있다면 쉽게 느낄 수가 있다. 잠을 못자고 난 다음날은 일상생활을 하는데 힘이 들뿐 아니라 집중의 저하, 잦은 사고유발, 의욕저하, 낮졸림, 피로 등이 나타난다.

여러 연구를 통해 수면이 왜 중요한지를 밝혀내고 있는데 최근에는 잠을 잘 때 뇌에서 생성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같은 독소 단백질이 깨어 있을 때보다 많이 뇌밖으로 배출되어서 치매예방에도 수면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럼 불면증은 얼마나 많은가에 대한 연구를 가톨릭 의대 성빈센트 병원 수면역학센터에서 미국 스탠포드 대학 Ohayon 교수와 공동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는데 일반인구의 12%인 약 400만 명 정도가 주 3회 이상 밤에 잠을 못자는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불면증을 유형별로 나누면 잠이 들기 힘든 경우는 2.3% 였지만 잠이 들었다가 자주 깨는 경우는 가장 많은 8.3%를 기록하였고,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다고 느끼는 비회복수면은 5.1%, 자신의 수면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는 6.1%에 달해 수면문제가 건강에 심각한 문제임이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잠이 들기 힘들고, 잠이 들어도 자주 깨고, 아침 일찍 깨서 다시 잠들기 힘들며 자고 일어나도 잔 것 같지 않은 증상이 세 달 이상 지속되고 이로 인해 낮에 일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불면증으로 진단을 내리게 된다.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해서 스트레스나 걱정 등의 심리적 요인, 우울증, 불안증 등의 정신적인 문제,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수면호흡장애 등의 수면장애, 각종 약물과 만성 질환, 통증유발 질환 등이 있으며 불규칙한 수면습관을 포함한 불량한 수면위생이 불면증을 지속시킬 수 있다. 대개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지 않으면 불면증은 지속되며 역학연구에서도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의 80%가 1년 이상 지속되고 50%이상은 5년 이상 지속되는 결과를 보고하여 상당수의 불면증이 만성화됨을 알 수 있다.

불면증은 낮 기능을 심하게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우울증의 유발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연구에 의하면 불면증 환자의 약 30%에서 우울증이 발생하며 우울증 환자의 85%정도가 불면증을 호소한다. 불면증을 조기 치료하므로서 우울증을 예방할 수가 있다. 불면증으로 인해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등 인지 저하가 발생하며 우울, 불안, 심계항진, 초조감, 주간 졸림증, 피로감이 심해지고 사고위험도가 올라가기도 한다. 최근에는 고혈압 당뇨, 암과 같은 신체질환을 치료 시에 잠을 잘 자는 것이 신체질환 치료효과를 올린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불면증의 치료를 조기에 적절하게 잘 받아야 하는 이유들이다.

 
홍승철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 병원 수면센터 교수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