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5∼26일에 걸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부산에서 개최됐다. 2009년 제주, 2014년 부산에 이어 세 번째 개최된 특별정상회의이다. 2017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국빈방문과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 구축’을 비전으로 하는 신남방정책을 발표한 이후 아세안 국가와의 관계가 긴밀해졌다. 아세안(ASEAN)이라 불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1967년에 설립된 동남아시아 국가의 정치·경제·문화공동체이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10개국이 회원국이다. 아세안의 인구는 6억5천만 명으로 세계 3위이며, 인구 절반 이상이 30세 이하로 아주 젊은 나라이다. GDP가 2조7천억 달러이며, 평균 경제성장률도 5∼6%를 유지하여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아세안 수출입 규모는 수출 1천1억 달러, 수입 596억 달러로 1천597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중국의 2천690억 달러보다는 적지만 미국 1천320억 달러보다는 많아서 2위 교역대상국이다. 아세안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 규모는 86억 달러 수준으로 3위 투자대상국이며 양자 간의 인적교류도 1,144만 명으로 1위 방문지역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아세안과의 교역량을 2천억 달러, 상호방문객을 1천500만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아세안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고, 우리 경제에서의 비중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어 맞춤형 상생 협력 추진이 필요하다. 아세안과의 교류 촉진을 통해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2014년, 2019년 두 번이나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 것은 부산항이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항만이자 신남방정책의 전초기지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2017년 기준 세계 100대 컨테이너 항만의 물동량을 살펴보면 1위는 상하이로 4천23만 TEU, 2위는 싱가포르 3천367만 TEU, 3위 선전 2천521만 TEU, 4위 닝보 2천461만 TEU, 5위 홍콩 2천77만 TEU에 이어 부산은 6위로 2천49만 TEU를 처리하고 있다. 세계 100대 컨테이너 항만의 물동량은 5억8천797만 TEU이며 이중 아시아 지역의 물동량이 3억9천521만 TEU로 67.2%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2억2천672만 TEU(38.6%), 싱가포르 3천367만 TEU, 대한민국 2천577만 TEU(4.4%), 말레이시아 2천24만 TEU, 인도네시아 964만 TEU, 태국 767만 TEU, 베트남 922만 TEU, 필리핀 478만 TEU 등이다.

경기도의 유일한 국가관리 무역항인 평택항은 2018년 기준 69만 TEU를 처리하여 전 세계 15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항만의 물동량은 운항하고 있는 항로와 주간 항차(횟수)에 영향을 받는다. 평택항의 컨테이너 정기항로는 9개 선사, 13개 노선인데 최근 베트남 항로가 6개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평택항은 단거리 구간인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물류 허브를 중심으로 시장 확대가 필요하므로 중앙정부에 항로 및 항차 확대를 적극 요청해야 한다. 평택항과 아세안 국가 항만 간 협력방안 모색도 중요하다. 항만이 지역산업 및 배후도시와 연계되어 항만과 산업, 주거가 복합적으로 개발되는 모델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평택시는 고덕신도시(삼성), 진위산업단지(LG) 등 글로벌 기업 입지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와 평택시의 지리적, 산업적 특성을 살려 평택항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지역발전 전략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해 공유하는 것도 방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첨단 기술 도입, 친환경 항만시설 운영 등 물류 선진화를 위한 스마트 항만정책 개발 협력도 적극 추진돼야 한다. 평택항은 자동차와 신선식품이 특화된 항만으로 상품의 생산, 유통 전 과정에 대해 블록체인 기술 도입 등 물류 선진화 협력이 가능하다. 평택항은 신남방정책과 중국 일대일로를 연계한 복합물류수송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지리적 강점을 갖고 있다. 항만 및 내륙물류기지 화물수송 확대, 공동물류 수송체계 구축 등 중국 및 아세안 시장과의 협력방안을 적극 모색할 때이다.

조응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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