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사진=SBS 제공

7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사이비 기자, 어뷰징 기사 등 언론 문제에 대해 다룬다.

제작진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연락해온 건 경북 영천에 위치한 한 공장의 주인 이 씨. 그는 자신의 공장에 폐기물 불법 투기 피해를 보았다며 제작진에 다급한 연락을 보내왔다. 

이씨는 지난 2월 ‘자재를 보관할 것이니 공장을 임대 해달라’며 한 남자가 자신을 찾아왔고, 그 남자는 임대 두 달 만에 자신의 공장을 온갖 폐기물로 뒤덮고 사라졌다고 호소했다. 

약 2,300㎡ 공장에 가득 찬 폐기물, 제작진이 확인한 공장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이씨의 공장에 쌓인 폐기물은 약 7천 톤으로 처리 비용만 18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씨에게 막대한 피해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임차인. 피해자 측은 임차인은 그저 바지사장일 뿐 그 뒤엔 폐기물 불법 투기 조직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취재를 이어가던 제작진은 그 가운데서 놀라운 인물을 발견했다.

폐기물 불법 투기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한 남자의 이름으로 된 ‘환경 기자’ 명함이 발견되었다. 

‘환경 기자’와 불법 폐기물 투기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그는 왜 폐기물 불법 투기의 브로커로 지목된 걸까? 그를 추적하던 제작진은 실제로 그가 ‘취재 부장 기자’로 등록된 신문사를 발견했다. 그는 과연 ‘진짜’ 기자일까?

진짜 기자란 무엇입니까? 취재를 이어가던 제작진은 과거 모 일간지 스포츠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했다는 제보자를 만날 수 있었다. 제보자는 자신이 일했던 곳은 ‘좋은 언론의 기능을 하기 위해 존재하던 곳이 아니었다’며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제보자는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나면 뭔가 말을 입력한다는 얘기잖아요. 아무 말도 입력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기사는 복사하고 붙여넣기 해서 쓰는 거지 사람이 문장으로 쓰는 게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기사를 작성하는 곳이지만 키보드 소리가 나지 않았다는 제보자의 사무실. 복사, 붙여넣기로 작성했다는 기사. 한 사람이 하루에 130건 넘게 기사를 작성했다는 그곳은 과연 어떤 곳이며 제보자가 말하는 현 국내 언론의 실태는 어떤 모습인 걸까?

“제일 만족도 높고 많이 이용하시는 상품은 6건에 120만 원이시고요. 네이버나 다음과 같이 계약이 맺어져 있는 포털로 전송해요”

제작진은 기사 보도를 대행해준다는 업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6건에 120만 원, 15건에 270만 원, 상품처럼 팔리는 기사. 이것은 사실일까? 제작진은 실제로 기사 보도를 대행하는 업체 몇 곳을 접촉해 실험을 진행했다. 제작진은 존재하지 않는 가공된 이야기로 기사를 작성했다.

“기자님들이 원고 수정을 해주긴 하거든요. 언론사 규정이 있잖아요. 단어 선택이라든지 이런 것들”

작진이 만들어낸 ‘거짓’ 기사는 정말 뉴스 기사로 보도될까? 국내 언론매체 약 2만여 개. 간단한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언론사’. 그리고 그보다 더 쉽게 될 수 있는‘ 기자’. 이토록 많은 숫자의 언론사와 기자들은 모두 제 기능을 하는 것일까?

이날 방송에서는 사이비 기자, 유사 언론, 어뷰징 기사 등 사회에 나타나는 다양한 언론 문제에 대해 들여다보고 문제의 원인과 실태를 추적해본다. 오늘(7일) 오후 10시 50분 방송.

홍지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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