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시장과 영동시장 등 수원시내 대표적 전통상권이 밀집해 있는 팔달구, 수원병지역은 과거부터 ‘보수의 철옹성’으로 여겨져왔다.

15대 임기중 작고한 故 남평우 전 국회의원의 자리를 물려받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내리 5선을 지낸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故 남평우 의원은 14대와 15대를 역임했다.

최근 선거를 살펴보면 18대 총선에서는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이 4만1천25표를 얻으며 64.07%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다.

당시 통합민주당 후보로 나온 이대의 전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은 2만719표(32.36%)에 그친 것에 미뤄봤을 때 수원병에서 보수가 지닌 입지가 대단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19대 총선에서도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5만11표(50.34%)를 얻으며, 4만4천844표(45.14%)를 얻은 김영진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5선 고지를 달성한다.

2014년 남경필 의원의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로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도 수원병은 보수를 택했다.

새누리당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김용남 후보는 당시 대권주자 중 한 명이었던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을 상대로 3만2천810표(52.81%)를 얻으며 승리를 거뒀다.

경기도지사까지 지낸 손학규 고문이 정치신인 김용남 후보에게 꺾이면서 수원병은 보수텃밭으로 자리를 공고히 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지난 20대 총선에서 수원병에는 파란이 일어났다. 2014년 보궐선거 때 손학규 고문에게 후보를 양보하며 와신상담했던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현역의원이었던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면서다.

당시 개표결과는 김영진 후보가 4만7천495표로 53.93%, 김용남 후보가 4만562표로 46.06%를 기록했다. 19대 총선에서 보수와 진보가 기록한 스코어가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다가오는 21대 총선에서 수원병은 김영진 현 국회의원과 김용남 전 국회의원의 리턴매치가 성사될 전망이다.

1967년 충청남도 예산 출생인 김영진 의원은 수원 유신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를 졸업했다. 중앙대 재학 당시 흑석캠퍼스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 의원은 졸업 후 김근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상임의장을 보좌하면서 정치권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조세형, 이기우 전 국회의원과 김진표 국회의원(수원무) 보좌관을 역임한 김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수원병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하며 본인의 정치를 시작한다.

19대 총선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에게 고배를 마시고, 2014년 보궐에서는 손학규 전 새정연 고문에게 후보자리를 양보했지만 밑바닥 민심을 차근차근 얻어가며 지역민들의 마음을 얻어 20대 국회의원이 됐다. 지난해 6·14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며 현재는 국회내 친이계 인사로 분류된다.

1970년 수원에서 태어난 김용남 전 의원은 수원중학교와 수원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재학 중 제34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수재다. 검사 임용 후 서울지방검찰청과 수원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역임한 김 전 의원은 2012년 검사직에서 물러나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정계에 발을 디뎠다.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수원갑에 출마한 김 전 의원은 이찬열 민주통합당 의원에 패배했지만, 2014년 재보궐에서 수원병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 전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남경필 전 지사에 밀려 떨어졌다. 현재 자유한국당 수원병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영진·김용남 두 사람의 리턴매치 관전포인트는 출신 고등학교의 세(勢) 대결이다. 김영진 의원의 출신학교인 유신고와 김용남 전 의원이 나온 수원고는 모두 수원내에서 손꼽히는 명문으로 금뱃지를 둘러싼 양 학교간 대리전 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황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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