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쥐띠 해 경자(庚子)년 새해가 밝았다. 십이지간의 첫 머리인 쥐는 예로부터 지혜와 풍요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지만 위기를 빠르게 대처하고 적응력이 뛰어난다고 해서 변화와 변혁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과거 대한민국의 경자년 역사에는 많은 변화와 변혁의 기점들이 있었다.

지난 1960 경자년은 4·19혁명이 발발했던 해로 ‘시민’의 손으로 대한민국 제2공화국을 열었다. 4·19혁명은 학생과 시민이 중심이 되어 일으킨 아시아 최초의 민주혁명이며, 이 정신은 5·18 민주화 운동, 나아가서는 현 촛불 정부를 탄생시켰다. 공교롭게도 5·18민주화운동도 경자년 올해 40주기를 맞는다.

1900년 경자년에는 어땠을까. 근대화의 산물이라는 최초의 민간 가로등이 종로에 세워졌으며, 더 과거인 조선시대 1420 경자년에는 세종대왕이 집현전을 설치하여 자랑스러운 우리 한글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속에 이어진 2020년 경자년을 맞이하여 올해 국가보훈처와 경기남부보훈지청의 각오와 정책 추진방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확실한 변화’의 출발점이 되는 한 해라고 말할 수 있다.

작년 3·1운동 및 임정 수립 10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은 새로운 ‘100년’의 첫 출발을 열었다. 미래 100년의 원년이 되는 금년 2020년은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4·19혁명 60주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 뿐 아니라 6·25전쟁 70주년, 청산리·봉오동전투 100주년 등 보훈의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굵직한 기념행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 경기남부보훈지청에서는 그간 단편적으로 진행하였던 민주행사를 현장 소통형 행사로 변화,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민주 의식 함양 토론회 및 토크쇼 등을 기획 중이다. 또한 독립운동 및 6·25전쟁 관련 기념사업은 기존 행사 및 홍보 방향과는 차별화하여 국민들에게 보훈가족의 스토리를 전하며 뜨거운 감동과 전율있는 공감을 더 많은 이들에게 공유하고 전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중에 있다, 또한 지난해 추진했던 독립운동가 100인 및 여성독립운가 51인 알리기 사업을 금년에는 6·25전쟁 참전영웅까지 확대하여 독립·호국·민주의 보훈의 가치를 균형 있고 내실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국가보훈처에서는 올해 보훈정책을 국민과 보훈가족이 확실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보훈예산 및 지원이 강화된다. 국가유공자와 유족의 영예로운 생활을 위해 올해 보상금 및 수당 인상과 더불어 참전유공자 등 진료비 감면대상자에게 보훈병원 진료 시 식대·치료재료대 등 감면진료 적용 항목을 확대 지원하게 되며, 인천보훈병원도 내년까지 응급실 설치와 재활치료실을 확충하고, 원주보훈요양원의 경우 올해 개원을 앞두고 있어 보훈가족의 의료?요양시설 혜택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연천에 5만기 규모의 국립묘지를 추가 조성하고 대전현충원과 이천호국원에 각 5만기씩 총 10만기의 봉안당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국가유공자 및 제대군인의 일자리 지원 강화를 위한 취업 상담인력 증원 등 보훈가족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정책이 한 해간 빼곡히 예정되어 있다.

지난해 대통령께서는 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이념을 초월하여 모든 국민들이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라 하시며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보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한민국이 과거의 갈등과 분열이 아닌 화합과 공존의 포용국가가 되는 첫걸음은 바로 국민 통합일 것이며, 국민통합은 다름 아닌 보훈과 애국에서 출발한다고 말할 수 있다.

경기남부보훈지청에서는 올해 ‘국가보훈‘이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합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보훈가족에게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을 강화해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보훈을, 국민들에게는 독립·호국·민주의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해 보훈정신을 기억하고 선양하기 위해 올해 ‘366일’을 변화의 출발점이 되는 보훈의 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병천 경기남부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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