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든 공직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청렴’이다. 청렴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청렴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인데 청렴의 실제적인 실천과 관련하여 논어(論語)의 안연(顔淵)편에 나오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라는 고사(古事)를 들여다 보고자 한다.

공자의 제자였던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첫째, 먹는 것. 즉 ‘경제’이고 둘째, 자위력. 즉 ‘군대’이며 셋째, 백성들의 ‘신뢰’이다"라고 답하였다. 이에, 자공이 "그 셋 중에서 부득이하게 하나를 빼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되묻자, 공자는 "먼저 ‘군대’를 빼고, 그 다음은 ‘경제’를 빼겠지만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것은 ‘신뢰’다."라고 하였다. 이는 구성원들의 신뢰가 없는 경우 국가나 조직의 존립자체가 불가능한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즉, ‘신뢰’는 우리 소방조직의 생존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덕목이고 소방조직은 국민의 신뢰, 사회적 신뢰, 직원간의 신뢰가 밑바탕이 되어야 존립할 수 있으며 ‘신뢰’가 밑바탕이 되어 ‘부패없는 청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패하지 않았다고 해서 청렴하다고 할 수 있을까? 청렴한 자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어야 하는데 부패하지 않다고 해서 성품이 맑고 탐욕이 없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모든 조직의 구성원은 청렴해지기 위하여 탐욕과 부패의 길로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부단한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에는 청렴의 중요성을 강조한 구절이 많지만, 그 중 가슴에 와 닿는 것이 ‘대탐필렴(大貪必廉)’ 즉, ‘욕심이 큰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는 구절이다.

이는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이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려고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그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廉者 天下之大賈也 故大貪必廉 人之所以不廉者 其智短也)’라고 해석되며, ‘염자안렴 지자이렴(廉者安廉 知者利廉)’이란 구절은 ‘청렴한 사람은 청렴을 편안하게 여기고, 지혜로운 사람은 청렴을 이롭게 여긴다’라는 의미인데, 우리가 ‘청렴’이라고 하면 불편한 것, 귀찮은 것, 손해 보는 것 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좋은 것이 좋다’, ‘관행이니 편하게 처리하자’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청렴하다면 오히려 청렴이 ‘관행’이나 ‘겉으로 좋은 것’, 그리고 ‘지금 당장 편한 것’보다 스스로에게 더욱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말이며 청렴한 것이 더 이롭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결과적으로 ‘지혜로운 자’라는 뜻이다.

200년 전 다산 정약용 선생이 지방 수령에게 요구한 위의 덕목은 오늘날에 비춰보면 모든 공직자에게 필요한 것이며 스스로 청렴하고 공정하고 공평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우리 공직자들에게 주어진 제1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11월 19일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소방조직은 2020년 4월 1일부로 국가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는 우리 소방조직과 조직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통해 이뤄진 것이고 이에 대한 보답은 재난으로부터 소방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본분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에 충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소방조직은 지금까지 조직을 지지하고 응원해준 국민의 신뢰를 잃어서는 안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소방공무원들 각자가 ‘부패없는 청렴함’을 유지해야 한다. 소방공무원은 항상 청렴해야하고 어떠한 부패의 달콤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아니하며 단호한 의지와 행동적 실천만이 믿음직한 소방조직을 이뤄낼 수 있는 요소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만봉 수원남부소방서 소방행정과장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