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회 칸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수상작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사마에게’가 오는 23일 국내팬들을 찾는다.

영화는 이달 기준 ‘전세계 62관왕’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영국독립영화상에서 다큐멘터리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단연 최고의 다큐멘터리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제40회 런던비평가협회 다큐멘터리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으며, 올해 2월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다큐멘터리 부문 예비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수상 소식에 다시 한 번 전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전쟁의 참상을 다룬 작품들이 많았지만 ‘사마에게’가 더욱 진정성 있게 있게 다가오는 것은 전쟁 지역에서 참혹한 피해 속에서 삶을 이어가던 평범한 개인이 직접 카메라를 들었기 때문이다.

‘와드 알-카팁’ 감독이 "‘사마에게’는 나에게 단순히 영화가 아니라 삶이다"라고 언급한 것처럼 영화 속에는 ‘와드’ 감독이 겪었던 전쟁의 참혹함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피어난 가족, 이웃간의 유대, 사랑, 그리고 생명과 삶에 대한 경이로운 시선과 휴머니즘이 녹아 있다. ‘와드’ 감독은 알레포 대학 중 아사드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에 합류하며 스마트폰으로 시위 초기의 낙관적인 분위기와 희망을 담았고, 이후 무차별한 폭격이 점점 거세지면서 카메라를 들고 전세계에 참상을 알린다. 또한 사랑하는 도시의 자유를 위해 싸우던 중 뜻을 함께하는 친구 ‘함자’를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고, 전쟁 속에서 그들의 첫째 딸 ‘사마’가 태어나면서 더 이상 자신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딸의 미래를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와드’ 감독의 남편이자 ‘사마’의 아빠인 ‘함자’ 역시 알레포의 마지막 남은 병원에서 고군분투한 32명의 의사 중 한 명이다. 폭격이 거세지면서 안전을 위해 떠나야 한다는 주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지키고자 하는 신념으로 사랑하는 도시 알레포에 남게 된다. 공습과 포탄, 저격수들로부터 생명을 위협받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남아있는 시민들을 위해 20일간 890건의 수술, 6천 명의 환자를 치료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으며 활동한다. 또한 마지막 남은 병원마저 폭격에 무너졌을 때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새로운 병원을 찾아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와드’ 감독은 그녀와 남편이 살아남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부모가 어떤 사람이고, 그들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 지 알리기 위해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나날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런 세상에 태어나게 한 엄마를 용서해 줄래?"라는 영화 속 ‘와드’의 대사처럼 한 살짜리 어린 딸 ‘사마’를 향한 책임감,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이 쌓여 전세계의 마음을 움직인 위대한 러브레터로 탄생한 것이다.

이시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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