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국종 아주대 교수와 16일 회동했다.
아주대학교의료원의 유희석 원장이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에게 욕설을 하는 과거 대화가 공개돼 논란이 이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회동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국종 교수는 16일 오전 10시께 도청을 방문, 이재명 지사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중부일보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날 회동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이국종 교수가 처한 상황과 향후 거취 등에 대한 고민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해외에서 두 달간 진행된 해군 순항훈련을 마치고 지난 15일 귀국, 일부 언론사들과 가진 인터뷰서 "바다에 있을 때가 좋았고 10m짜리 파도를 맞는 게 낫다"며 "어디 숨어지내다가 (이번처럼) 배나 탔으면 좋겠다"고 현재의 착잡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죽을 힘을 다해서 정말 어떻게든 밀어붙여 보려고 했는데 이제 안 되겠다"며 외상센터 운영에 대한 고통을 토로한 바 있다.
이처럼 이 교수가 공개적으로 임계치에 다다른 피로감을 호소하자, 일각에선 이 교수가 곧 의료계를 떠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또한 이날 이 지사와의 만남에선 민선 7기 경기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이 교수가 운영하고 있는 ‘닥터헬기’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유 원장과 이 교수의 이 같은 갈등의 중심에는 외상센터 문제를 비롯, 지난해 8월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한 닥터헬기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환자 이송, 조종사 이착륙 훈련 등으로 닥터헬기가 뜨고내리면서 인근 주민들이 소음 문제를 제기하자, 병원측은 "민원을 무시할 수 없다"며 이 교수에 의견을 전달했고 이 교수는 닥터헬기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외상센터와 닥터헬기는 모두 이 교수의 의지로 끌고 가고 있다는게 의료계의 시각이다. 때문에 이 교수가 거취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그 존폐가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국종 교수가 도청에 방문한 것은 맞다"면서도 "알다시피 이 교수가 처한 상황이 상당히 예민한 실정이라 자세한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3일 유 원장이 과거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인간 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 등 욕설하는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한 방송에 보도됐고 이어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이 교수와 아주대가 겪은 갈등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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