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2차피해 없도록 힘 보태야"

경기도청 공무원 게시판 '와글와글'
경기도청 공무원 게시판 '와글와글'

경기도청의 한 공무원이 안내데스크 여직원들에게 수년간 성추행·성희롱을 자행했다는 ‘미투(me too)’가 터져나온 가운데(중부일보 1월 21일자 1면 보도) 경기도가 자체조사에 돌입했다.

도는 그동안 민선7기가 강조해왔던 ‘성(性) 비위 공무원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이번 사건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엄벌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해당 사건에 대한 경기도 공직 사회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도청 안내데스크 여직원들이 수년 동안 공무원 A씨로부터 성추행 등을 당해왔다는 익명 미투가 도청 내부게시판에 게시되자, 21일 오전 도 차원의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A씨는 수년간 여직원들 앞에서 "우리 아들의 XX가 크다. 만나는 여자는 좋겠다. 네가 내 아들 한 번 만나봐라", "내 딸 XX가 아파서 병원을 갔다"고 말하는 등 수차례 성적발언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임신을 돌아가면서 하는 ‘임신순번제’를 강요하고, 어깨를 주무르는 등 허락받지 않은 스킨십을 자행,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게시자는 호소했다.

이 같은 소식이 중부일보 보도 등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도는 본격적인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도는 이날 피해자로 특정된 직원들의 서면·구두 진술을 받은 데 이어 곧 성추행 혐의자로 언급된 A씨에 대해 구체적인 진상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이번 일이 그동안 묵인돼왔던 도청 내부의 성 비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도록 강력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도 조사담당관실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한 사태의 심각성을 도 차원에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신중,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도록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신속하고 강력하게 엄중한 처벌을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도는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해당 미투 게시글에는 A공무원을 성토하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한 익명 댓글은 "이런 일이 도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충격적"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댓글에는 "당한 사람은 피눈물 흘리며 잠들지도 못한다"며 "반드시 누군지 찾아내 처벌받게 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직원은 게시글을 통해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원들이 목소리를 한데 모았으면 좋겠다"고 피해 직원들을 응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도청 게시판을 통해 "피해자들이 모든 어려움을 무릅쓰고 제보한 이 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해 처벌해야 할 것"이라며 "수년간 고통받아 온 직원들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다 하여 전 직원이 함께 응원하고 지원해줄 것을 요청드린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사진=경기도청 제공
사진=경기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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