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명절인 설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명절에는 보고 싶었던 가족, 친지들과의 술자리가 많다. 전문가들은 설 명절을 이용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가족들의 음주 문제를 살펴보기를 권고하고 있다.

술은 우리 뇌에서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을 마비시킨다. 특히 알코올은 중추신경계의 통제 기능을 억제시키는데, 이로 인해 평소 잘 억제되고 조절되던 여러 욕구가 마구 분출되며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으로 행동하기 쉬워진다. 만약 술을 마시고 이러한 과격한 행동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 전두엽 손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증상이 반복되는 것도 문제다. 술을 마신 후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못하는 블랙아웃 또한 알코올로 인해 뇌가 손상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블랙아웃은 알코올성 치매의 전조 현상으로 알려져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술을 마실 때마다 나타나는 술버릇이나 주사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완전히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신다거나 술만 마시면 울거나 화를 내고 가족들을 괴롭히는 술버릇은 알코올 중독의 신호일 수 있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일단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주사가 반복된다는 것은 결국 스스로 술의 양을 조절해서 술을 마실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면서 "가까운 가족일수록 불편함이나 어려움이 적어 심리적으로 자신의 술 문제를 감추거나 숨기려는 노력을 덜하게 되기 때문에 주사를 발견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이러한 술버릇이나 주사를 그럴 수도 있지 하며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설 명절 술자리에서는 가족 간의 회포를 푸는 데에 그치지 말고 우리 가족의 술 문제는 없는지 점검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시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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