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최대 고비…공항마다 승객 전수조사 검역 초긴장
중국어 통역 증원 등 인력·가용 장비 최대 투입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의 국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전국 공항과 항만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동이 많은 중국 춘제(24∼30일)와 우리나라 설 연휴(24∼27일)를 앞두고 입국장 부터 방어선이 무너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역 당국은 춘제를 맞아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들 공항과 항만에 가용 장비와 인력을 최대한 투입하는 등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폐렴 차단에 총력을 펴고 있다.

◇ 전국 공항마다 초경계 태세

22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 제1 터미널.

탑승동 입국장 검역대 앞에는 중국 난징, 칭다오, 태국 방콕 등에서 온 여행객들이 50m 가까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낀 이들의 손에는 노란색 '건강 상태 질문서'가 들려 있었다.

최근 방문한 국가가 어디인지, 발열이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를 여행객 스스로 표시한 검진표다.

검역관들은 만에 하나라도 감염 의심 환자를 놓칠까 봐 발열 감지 카메라 열화상 화면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질병관리본부가 20일 감염병 재난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면서 모든 항공기 승객에 대해 검역 강도를 강화했다.

우한에서 오는 직항 항공기에 대해서는 검역관이 직접 항공기 게이트 앞으로 가서 모든 승객에 대해 발열 여부 등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검역 당국 관계자는 "37.5도 이상 열이 나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따로 불러서 건강 상태와 의심 환자 접촉 여부를 확인한다"며 "체류, 방문 장소 등 여러 역학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감염이 의심되면 환자를 격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이 '주의'단계로 상향된 21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병원에 우한 폐렴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이 '주의'단계로 상향된 21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병원에 우한 폐렴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비슷한 시각 김포국제공항 역시 방역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입국장 곳곳에는 '중국 우한시 방문·체류·여행객의 경우 건강 상태 질문지를 제출하라'는 알림판이 곳곳에 세워졌고, 검역관들은 열화상 카메라를 주시하며 고열 환자가 있는지 확인했다.

김해국제공항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김해공항 검역소는 우한 폐렴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을 잇는 직항 노선은 없지만, 중국 내 다른 노선 등 제3 지역 경유 입국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방역을 한층 강화했다.

검역업무에 중국인 통역원 3명을 긴급 증원하고 전체 입국자를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감시하고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를 보이는 이용객이 보이면 직접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춘제 기간 3만명이 넘는 중화권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국제공항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국립제주검역소는 이날 중국 베이징, 상하이, 닝보, 항저우 등에서 출발한 10여편 항공편에 대해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카메라를 통한 발열 감시를 했다.

지난해 중국인 13만7천여명이 이용한 청주공항도 방역을 한층 강화했다.

평소 열 감지 카메라를 활용한 발열 감시에서는 체온이 37.5도 이상인 사람만 선별하지만 이번에는 미열만 있어도 귀 고막 체온계를 이용해 정확한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 보따리상 주로 이용하는 바닷길도 바짝 긴장

인천과 중국 10개 도시를 연결하는 국제 카페리가 운항하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최고조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항은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소상공인들의 이동이 많기 때문이다.

이날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한 중국 산둥성 스다오발 카페리에서는 100여명이 하선했다.

'우한 폐렴'에 공항은 비상…확산 방지 총력.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한 폐렴'에 공항은 비상…확산 방지 총력. 연합뉴스 자료사진

 

터미널은 발열 감시카메라를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운영하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추가 체온 측정을 하는 방식으로 입국 수속을 밟았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우한 직항 여객선 노선은 없지만 이동과 사람 간 접촉이 많은 보따리상은 주로 여객선을 타고 오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평소 입·출국 인원이 하루 500∼600명에 이르는 군산국제여객선터미널도 비상 방역체계에 들어가 열화상 카메라 운영 업무를 대폭 강화했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도 대합실 내 50여개 모니터를 통해 우한 폐렴 관련 안내 사항을 안내하고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사드 보복 이전까지는 크루즈선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국이 많았으나 지금은 중단된 상황이라 검역 업무가 많지 않다"며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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