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두 번째 확진 환자와 접촉한 69명에 대해 능동 감시에 들어가면서 국내 확산 차단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4일 확인된 55세 한국인 남성 환자의 귀국 이후 접촉자와 동선을 파악하고 이를 공개했다.

해당 환자는 2019년 4월부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근무 중이었고, 지난 10일 목감기 증상을 처음 느꼈고 이후 몸살 등 증상이 심해져 지난 19일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당시 체온이 정상으로 나온 이 환자는 22일 우한을 떠나 상하이를 거쳐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보건당국은 해당 환자의 입국 당시 검역 과정에서 발열 증상이 확인돼 검역 조사를 한 결과 발열(37.8도)과 인후통이 발견돼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입국 당시 기침이나 다른 호흡기 증상이 없어서 일단 능동감시자로 분류했다”며 “환자가 우한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어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공항에서 택시를 이용해 자택으로 이동했고, 이후 자택에서만 머물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던 중 23일 인후통이 심해져 관할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았다.

엑스선(X-ray) 검사 결과, 중앙역학조사관이 해당 환자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했으며, 24일 두 번째 환자로 확인됐다.

이 환자는 우한시에 머물 때 폐렴 발원지로 지목된 화난 해산물시장을 방문한 적은 없었으며 같이 일하던 중국인 동료 직원 중에 감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환자 상태는 안정적이지만 인후통이나 다른 증상을 호소하고 있어 대증치료를 할 예정”이라며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변하기 때문에 환자 상태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 경로는 현지 조사를 해야 파악이 가능하겠지만, 사람 간 전파로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는 25일 현재 특별한 폐렴 증상 없이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에 입원 중인 두 번째 확진자는 인후통 등 다른 증상에 대한 대증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총 69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증상 유무 등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의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관할 보건소에 통보해 14일간 능동감시를 할 예정이다. 해당 환자와 접촉한 능동감시 대상은 항공기 내 환자 인접 승객 등 56명, 공항 내 직원 4명, 택시기사 1명, 아파트 엘리베이터 동승자 1명, 보건소 직원 5명, 가족 2명 등이다.

능동감시는 보건당국이 환자와 마지막 접촉일로부터 1일, 2일, 7일째 유선으로 연락해 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만약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격리 후 검사를 받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두 번째 확진자 발생에 대해 중간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두 번째 확진자 발생에 대해 중간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정 본부장은 “접촉시간이 가장 길었던 가족에 대해 특별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며 “보건소 선별진료소 의료진은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환자를 진료했지만 개인보호구 수준이 적절했는지, 이 과정에서 접촉한 사람들이 있는지를 함께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 질본은 우한시 공항이 폐쇄된 만큼 중국 입국자 전체를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직항이 없어지면서 분산돼서 들어올 위험이 있다”며 “입국자 전체에 대해 검역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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