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이 우한을 넘어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세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우한에서 입국한 이 50대 남성은 입국 당시 전혀 증상이 없어서 검역망에 노출되지 않았다. 잠복기 환자가 입국하면 검역에 구멍이 뚫리는 상황이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최근 2~3주 내 우한이나 허베이성을 다녀온 사람들에 대한 소재 파악 등 전수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세 번째 환자는 현재 격리되어 안정적으로 치료 중인데 문제는 이 남성이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이틀 동안 지역사회에서 활동을 하여 접촉자에 대한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 정부는 우한의 총영사관을 폐쇄하고, 우한에 거주하고 있는 자국민들을 구출하기 위해 전세기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전세기를 이용해 우한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과 외교관들을 자국으로 데려갈 예정이다. 해외에 거주하는 미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국제적 위기 발생 시 전세기를 투입해 자국민을 구출해온 미국의 발 빠른 대응이 이번에도 적용되고 있다. 프랑스 총영사관도 우한 및 일대의 자국민들을 버스를 이용하여 인근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협의 중에 있고, 일본도 전세기를 띄워 자국민들을 귀국시키겠다고 밝혔다. 우한 소재 외국계 기업들도 직원들을 안전지역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우리 정부도 우한 현지에 고립된 현지 교민, 유학생, 자영업자, 주재원 등 500여 명을 철수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준비 중이며 중국 측과 이를 협의 중이다. 고립되고 폐쇄된 우한에서 생필품도 구하지 못해 고통을 겪고 있는 교민들을 구출하기 위한 것이다. 주 우한 총영사관이 현지 교민 등을 대상으로 귀국 의사를 물은 결과 교민 대부분이 철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기가 운영되면 탑승하겠다는 사람이 400명 이상이어서 전세기 운영이 꼭 필요한 시점임은 분명하다.

아직 일시나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바이러스로 폐쇄된 도시에서 우리 국민들을 귀국시키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본분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속도나 상황이 매우 심각한 만큼 귀국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비한 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잠복기를 포함 3주간 격리 관찰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대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공항, 항만 등에서 검역을 더욱 철저히 하고, 우한 지역 등에서 입국한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속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더 낫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적극적·능동적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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