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농장
평년보다 온화한 올겨울 날씨 탓에 봄철 해충 급증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평택시 고덕면 소재 배 농장에서 농장주 A씨가 햇가지를 살펴보는 모습. 황호영기자

평년보다 2~7℃ 높은 기온을 보이며 온화한 올겨울 날씨 탓에 경기 지역 과수농가들이 해충 방역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나무껍질 속이나 햇가지, 꽃망울 등에서 겨울을 나는 해충이나 알이 평년보다 더 많이, 더 빨리 활동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2일 평택시 고덕면에 위치한 1만㎡ 규모의 배 농장. 성목 300여 그루와 묘목 300여 그루를 재배하는 이곳은 한 해 농사의 시작인 가지치기 준비가 한창이다.

농장주 A씨는 "예년같으면 이달 하순까지는 별다른 관리가 필요하지 않지만, 올해는 농장 전체 방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평균기온이 5.8℃를 기록하며 평년(-1.2℃)보다 7℃나 높았던 데 이어 이달도 최고 기온이 14.5℃까지 치솟아 평년 3월 말 수준의 날씨를 보이고 있기 때문.

A씨는 "3월 안팎부터 활동하는 꼬마배나무이, 응애 등 해충 활동이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영하 10℃ 미만의 한파는 나무 껍질 속에 숨은 해충 부화율을 20~30% 낮추는 등 1~2회의 방제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올겨울 한파가 거의 없어 인위적인 방제가 필요한다는 얘기다. 과수 농가들은 떨어진 잔가지, 조피(나무 줄기 겉껍질)에도 혹시 있을지 모를 해충까지 박멸하기 위해 지면 방제를 계획하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과 농촌진흥청 등 유관기관들도 봄철 해충 급증을 대비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도농기원은 이달부터 각 지역 농가를 돌며 해충의 알을 수집, 부화 시기 예측 실험에 들어갔고, 농진청은 작목별 조기 발생할 수 있는 해충과 질병을 분석, 발표하고 있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아직 꽃샘추위가 오지 않아 해충 창궐을 섣불리 예단할 순 없지만 온화한 기온이 계속될 경우를 대비해 예찰을 진행 중"이라며 "현재 일교차도 크기 때문에 각종 전염병과 냉해(冷害) 발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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