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용인 원삼면 일대. 사진=연합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용인 원삼면 일대. 사진=연합

안성시와 안성시의회가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과 관련한 오·폐수 방류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사업 차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용인시의회는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용인시에 따르면 용인 SK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시행사인 용인일반산업단지 주식회사가 당초 계획한 오·폐수 처리계획은 한천에 직방류하는 것으로 하루 오·폐수 방출량은 37만여 t이다.

그러나 이같은 오·폐수 처리계획에 대해 사업부지와 인접한 안성시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안성시는 오폐수가 방류되는 한천이 고삼면에 위치한 고삼저수지 등을 거쳐 안성시로 흘러들어와 생태계가 오염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하루 37만여 t에 달하는 오·폐수 방출량이 안성시가 공공 하수처리구역에서 처리하는 하수량인 6만t보다 6배 정도나 많아 오·폐수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안성시는 안성 지역으로의 방류 자체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안성시 관계자는 "용인에서 (오·폐수) 처리를 하라는 게 안성시의 기본 입장"이라며 "그렇게 많은 방류수를 안성으로 보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안성시의회도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오·폐수 처리계획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안성시의회는 지난 10일 열린 제184회 제1차 본회의에서 방류수 처리계획을 반대하며 경기도, 용인시, 용인일반산업단지 주식회사가 안성시로의 방류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용인시에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방류되는 오·폐수가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특정 유해물질을 포함해 수질 기준을 준수해 방류해도 상당량의 오염물질이 포함될 수밖에 없어 안성시 생태계에 미치는 위험성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상황이 이렇자 용인시는 고삼저수지로 오·폐수가 유입되지 않도록 저수지를 우회하는 방안이나 수질을 좀 더 강화해서 방류하는 계획 등을 검토해 안성시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업시행사인 용인일반산업단지 주식회사도 고삼저수지를 우회해 오·폐수를 방류하는 계획을 용인시에 제출한 상태다.

이처럼 용인시와 용인일반산업단지 주식회사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반면 아직 용인시의회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건한 용인시의회 의장은 "현재까지는 입장을 낼 계획이 없다"며 "의원님들하고 만날 기회가 있어야 되는데 지금 만날 기회가 없고 공론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에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욱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