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코로나 19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언제 소멸될 지 아무도 모르는 불안감이 극대화 되고 있다. 이미 사스의 피해를 넘었으며 세계 경제에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이라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고 중국은 5%대 성장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체계적인 관리 속에 대규모 확산이 없어, 조심스럽지만 안정국면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희망을 조금씩 가져 본다.

이 거대한 블랙홀 속에서 각 국의 참모습이 조금씩 드러나며 우리는 위기 속에 본질이 드러난다는 평범한 말을 확인하고 있다. 중국에서 발생돼 확산해 가는 과정을 보면서 중국의 일사분란해 보이는 행정 체계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느려보이긴 하지만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가 얼마나 가치있는지,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가장 효율적이기까지 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은 코로나로 얻은 소중한 교훈이 아닐까?

언론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우리는 확인했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의 언론도 화제다. 일본은 언론의 자유가 있는 것 같아도 보이지 않는 통제, 다시 말하면 국가 이익이라는 명제 아래에서는 알아서 보도를 하지 않는 일본 언론의 특징이 이번에도 여실히 나타났다.

일본 언론은 올림픽을 앞두고 이 코로나가 더 이상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가 이익 또는 아베정권의 판단 아래 코로나에 감염되어 발이 묶여 있는 크루즈선에 대한 비인도적 현실을 외면했고, 결국 이러한 자율적 보도 통제가 크루즈선 감염을 확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메르스를 경험한 우리는 투명한 정보 공개가 결국 전염병 확산을 가장 빨리 막는다는 사실을 경험했고, 그 경험이 이번에 큰 역할을 했다.

평택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차분하게 대응했다. 국가질병관리본부와 긴밀히 협의해 정부가 발표하면 우리는 지역 언론에 자세히 알리는 그런 과정을 충실히 수행했다. 물론 모든 것을 투명하게 알린다는 기본 방침도 정했다.

그러나 언론보다 더 빠른 게 사람들의 손이었다. 사람들의 손에 의해 퍼지는 다양한 알 수 없는 소식들은 우리를 당황하게 했다. 별의별 소식들이 사람들의 손에 의해 퍼졌고 근거 없는 소식들은 정부나 시의 발표를 믿지 않게 하고 사람들을 더욱 불안하게 했다.

평택에서 발생한 환자는 중국 우한을 다녀온 뒤 몸이 안 좋아 병원과 자택에만 있었다고 말했고 우리는 이를 여러 번 확인했다. 그럼에도 이 환자가 극장을 갔다거나 쇼핑센터를 갔는데 은폐한다는 말들이 인터넷 맘 카페 등을 통해 펴져 나갔다.

우리는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통보받은 후 바로 관계기관 회의를 소집해 신속히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휴원하기로 하고 모든 경로당과 노인 대학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을 폐쇄했다. 평생 교육 프로그램 등도 중단했으며 시(市)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했다.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과 터미널, 역 등 사람이 모이는 장소와 다중이용시설을 매일 대대적으로 소독했다. 출근 시간에는 5개 역과 3개 터미널에서 마스크를 나누어 드렸다. 공무원, 봉사단체 등 참여한 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 신속히 추진했고 사명감에 힘든 줄 모르고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 속에서 정말 힘든 것은 사람들 손에 의해 날라 다니는 근거 없는 소식들, 즉 가짜뉴스였다.

가짜뉴스도 종류도 많았고 다양했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지 기가 막힐 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밤낮으로 애쓰는데 왜 이런 근거없는 말들을 만들어내고 유포시키는지 분노까지 치밀었다. 이러한 무책임한 일들이 정말 우리를 힘들게 했다.

나는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알리는 일이 전염병을 가장 빨리 막는 일이기 때문에 감출 것이 없으며, 공식적으로 정부가 발표하는 것을 믿어달라고 시민들께 호소했다.

만일 감췄다가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더욱 더 투명하게 알리려고 하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우리 언론은 중국과 일본보다 정말 투명하게 코로나19에 대해 알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느 면에서 보면 너무 과하게 정부를 비난한다는 안타까움을 느낄 정도였다.

이번 코로나사태를 보면서 우리가 되돌아 봐야 할 문제점이 많겠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소식을 손으로 나르는 일들이 정말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 더 큰 위기가 온다면 나라를 위태롭게 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정장선 평택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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