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


고래가
해를 물고 가면
바다를 건너는 섬

흑백의 길이 끊어진
물의 경계에서
첨벙첨벙 발을 구르고

조약돌 같던 사랑
모래로 부서진 해안선에서
파도를 치며 울었다

섬으로 가지 못한 나무
멀미 나는 세월 꺾으며
꺽꺽 울었다

닿지 않는 거리
바다가 마르도록
울고 울었다

갈증 위에 피는
소금꽃처럼
함박 함박 눈 내리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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