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결국 코로나19가 방역망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는 소식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구 상황에 대한 예만 봐도 그렇다. 어쩌면 이번 정부의 늦은 판단은 국내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감염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지는데 우리 역시 이를 매우 엄중하게 봐야 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지역사회 전염이 대구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을 기초로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으로 높이지 않으면서 현재의 경계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지금 지역에서는 대구시를 포함해서 선별 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는 현실에서다.

중앙사고수습 본부 역시 어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금주 발생한 확진 환자들에 대한 역학조사가 완료되지는 않았으나 현재까지의 조사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중앙사고수습 본부와 중앙방역대책 본부는 코로나19의 감염 진행이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해 그 심각성을 직접 시사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지 않아도 감염 원인과 경로에 대한 확인이 어려운 감염 사례가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는 정도다. 그래서인지 중앙에서도 지금 해외에서 유입되던 코로나19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전파되기 시작한 단계로 판단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늦었더라도 이런 판단하에 방역 대응체계에 발 빠른 대응이 있어야 한다. 한시가 급한 이유다.

모두가 우려한 지역사회의 감염전파가 초래할 결과는 두려움을 넘어서고 있다. 비단 우리나라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이미 일본과 다른 나라에서도 지역사회의 전파에 차단을 고려하거나 실시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아예 국경을 봉쇄하면서 중국인의 유입마저 차단하고 있다는 뉴스도 들린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우리는 그 정도까지 못하고 있지만 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의무감은 지금의 경계 수준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니까 모든 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유입의 차단이 시급할 얘기다. 그리고 조기 발견 노력 또한 늘 유지해야 하는 상태다. 당장에 이러한 지역사회 전파가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이지만 그 추가적인 관찰의 기간 안에 언제 어떻게 상황이 악화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어쩌면 지금이라도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를 고려해 정부가 직접 휴교령이나 모든 집단 행사 금지 등을 강제해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되고 있다. 괜한 우물쭈물할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는 뜻이다. 사실상 지금 매일 뉴스를 통해 들려오는 중앙방역대책 본부의 공식적인 코로나19 확진자 집계 수도 조만간 무의미해질 수 있다. 하루하루가 더해가는 상황에서다. 더구나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얘기는 언제 어디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증가할지 자신하기 어려운 상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음압치료소 증설이나 구체적인 치료시설을 늘려나가야 한다. 대구시의 경우처럼 지방정부가 할 일을 넘어선 탓이다. 지금의 모든 사태는 현실이며 종교계나 다른 모든 단체나 조직도 그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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