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적성평가 교수학생 1순위 지목 불구 4순위로… "우수로 뽑히고 면접 기회조차 박탈"
학교에 점수·공개 요구 천막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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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한신대학교 장공관 앞에 마련된 천막에서 사회복지학과 소속 학생들이 신규 교원 임용 평가가 부당하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김형욱기자

한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들과 교수들이 신임 교수 임용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신임 교수를 평가하는 적성심사에서 A 후보자에 대해 최고점에 가까운 점수를 줬음에도 해당 후보자가 4순위로 밀려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교내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20일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학생회와 교수 등에 따르면 학교는 지난 3일 2020학년도 사회복지학과 교수 임용을 앞두고 적성심사 평가를 했다. 이 자리에는 사회복지학과 교수, 학교 측 관계자, 해당 학과 소속 학생 3명이 참여해 교수 후보자 5명을 평가했다. 학생들은 A 후보자에 대해 좋은 평가를 했으며 교수들도 평가 이후 자체적으로 확인해 본 결과 해당 후보자에 대해 최고점에 가까운 점수를 줬다.

그러나 교수와 학생들이 1순위로 평가한 A 후보자가 면접 기회조차 없는 4순위로 밀려나자 이들은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적성심사 평가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지난 18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학생들은 "학과에서 가장 우수한 후보로 뽑힌 사람이 면접 심사에 응할 기회조차 박탈당한 이유는 단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학교의 표적 인사다"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적성심사에서 각 위원은 본인의 판단과 가치관에 따라 다른 점수를 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점수가 학과의 공통된 최고점을 뒤엎을 정도라면, 그 점수는 합당하고 명백한 이유를 가져야만 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학교의 부당한 개입이 가능한 교원임용 절차를 바꾸고 적성심사 위원들은 점수를 공개하라고 학교 측에 요구하며 지난 19일 교내 장공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천막 안에는 7명의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천막 앞에 있는 피켓에는 "학과 의견 무시한 교수 임용 중단해 주십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탁영희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학생회장은 "우리가 원하는 교수님한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이를 박탈당한 것"이라며 "학교가 원하는 교수지 학생과 교수가 원하는 교수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복지학과 교수들도 적성심사에서 A후보자에 대해 가장 높은 점수를 줬는데 4순위로 밀린 부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교수진이 높은 점수를 줬는데 순위가 밀린 부분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이같은 학생들과 교수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학교 측은 아직 교수 임용 절차가 진행 중으로 이렇다 할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한신대 관계자는 "아직은 이 부분에 대해서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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