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에 '술 관련 신고' 감소가 요인"
지난 21일 오후 6시께 서울 성동구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일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0·121번째 확진자의 거주지와 가까운 이곳은 퇴근시간대임에도 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인근 상점가도 텅 비어 썰렁했다.
택시기사 차모(68)씨는 "여기는 왕십리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고, 원래 이 시간이면 상점가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는데 요즘은 통 오가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왕십리역 앞에서 만난 주부 윤모(50)씨는 "성동구에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에는 식재료도 다 배달시키고 있는데 달걀이 급하게 필요해 어쩔 수 없이 나왔다"며 "거리가 평소보다 확실히 한산하다"고 했다.
인근 지구대 경찰관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동네에 사람들도 잘 다니지 않고 112신고도 많이 줄었다"며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신고가 3분의 1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날로 악화하면서 확진자들의 거주지나 이동 경로의 유동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자 외출이나 회식, 모임 등 단체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 때문으로 보인다.
22일 일선 경찰관들에 따르면 지구대·파출소 가운데는 관할 지역에 유동 인구가 줄면서 112신고도 줄어든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구의 한 지구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해서인지 112신고도 거의 없고 동네가 조용해졌다"고 전했다. 종로구에서는 21일까지 총 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9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송파구의 한 지구대 경찰관도 "112 신고가 평소보다 10% 정도 줄었다"며 "시민들도 서로 접촉하지 않으려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112신고가 줄어드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술자리 감소라는 해석이 많다.
강남구의 한 지구대 관계자는 "112신고 중 90% 이상은 술 때문에 생긴다"며 "요즘은 사람들이 술자리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 통 신고가 없다"고 했다.
코로나19 '슈퍼 전파지'인 신천지 대구교회가 있는 대구 남구의 한 지구대 관계자는 "술자리가 줄어들면서 술과 관련된 신고가 10% 정도 감소했다"며 "요즘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