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외출 꺼리며 배달음식 폭증… 재활용 쓰레기장엔 1회용품 쌓여
음식점은 주문폭주 매출 늘었지만 마음 한켠엔 전염병 영향 쓴웃음도

인천 연수구 아파트 단지에 적치돼 있는 1회용 재활용 쓰레기 모습.
인천 연수구 아파트 단지에 적치돼 있는 1회용 재활용 쓰레기 모습.

24일 오전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의 재활용 쓰레기 분리장.

분리장 입구에 1회용 도시락 용기 등이 가득한 봉투가 쌓여 있고, 분리장 안에도 플라스틱 배출을 위해 마련된 3개의 대형 자루에 편의점 도시락 용기 등이 가득했다.

남동구 아파트 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이후 주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배달음식을 시키는 경우가 늘어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가 크게 증가했다.

남동구 아파트 관리 담당자는 "코로나19 때문에 1회용 재활용 쓰레기가 엄청나게 늘었다"며 "지난 설 때보다 더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4일 배달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때문에 대부분의 업종이 어려움에 처했지만, 일부 업종은 ‘찜찜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음식업·숙박업·도소매업 등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인천시는 250억 원 규모의 특별경영안정자금을 마련하는 등 지원에 나섰지만, 배달업계는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

주민들이 외식은 물론이고 장 보기도 꺼리면서 배달음식을 이용하거나 간편식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최근 주문 건수가 1월 초에 비해 약 8% 늘고, 음식배달 서비스인 ‘배민라이더스’ 입점 문의도 전달에 비해 52%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시 남동구의 한 족발 전문점은 2월 배달 주문 건수가 전월에 비해 40%가량 늘었고, 남동구의 한 간편식품 제조공장도 수요가 늘면서 근무인원을 늘렸다.

연수구의 곱창 배달 전문점도 지난 주말 주문이 몰리면서 재료가 소진돼 조기 마감했다.

곱창 전문점 관계자는 "최근 배달 주문이 크게 늘었다"며 "원래 새벽 1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오후 11시에 마감했다"고 했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면서 이 같은 웃음이 지어지면서도 슬픈 ‘웃픈’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런 현상은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무너져 가는 지역경제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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