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허용… 대부분 지침 몰라 손님 요구에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품 사용이 한시적으로 허용됐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카페가 매장 고객에게 다회용컵을 제공 중인 가운데 18일 오후 수원시의 한 카페에서 매장 내에서 고객들이 다회용컵을 사용하고 있다. 김영운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품 사용이 한시적으로 허용됐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카페가 매장 고객에게 다회용컵을 제공 중인 가운데 18일 오후 수원시의 한 카페에서 매장 내에서 고객들이 다회용컵을 사용하고 있다. 김영운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자 카페 내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지만, 홍보 부족 등으로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말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하자 카페 등에서 한시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이 가능하다는 공문을 지자체에 보냈다. 앞서 2018년 정부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자 카페 내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며 한시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관련 내용이 일선 현장까지 전달되지 않은 탓에 카페업주와 고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수원 세류동의 한 개인 카페. 업주 A씨는 지난 17일부터 실내에서도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고 있다.

A씨는 "그제까지만 해도 실내에서는 머그컵을 사용했는데 손님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한데 왜 아직도 머그컵을 사용하냐’고 항의해서 부랴부랴 일회용 컵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본사 차원에서 가맹점에 공문을 보내며 일회용품 사용을 안내했다. 수원 인계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모든 음료를 일회용 컵으로 내줬다. 사용한 컵을 보관하는 장소에도 플라스틱 컵만 쌓여 있었다.

카페 근무자는 "본사에서 당분간 일회용컵을 사용해도 된다는 공문이 내려와서 한 달 전부터 일회용컵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카페는 플라스틱 컵 마련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수원 세류동의 한 카페 업주는 "정부가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해서 머그컵을 샀는데 다시 일회용품을 더 사용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원하는 손님에게만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일회용품 사용 제한은 카페뿐만 아니라 일반음식점에도 해당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카페에만 한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환경과 현 상황을 고려해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관련법상 감염병 단계가 경계 이상으로 발령되면 일회용품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내용을 각 지자체에 알린 것"이라며 "일회용품 사용 결정 권한은 각 지자체에 있으며, 무조건 일회용품을 사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성욱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