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병으로 전 세계가 난리다. 관계 속에 살아가는 인간사회를 단절시키는 무서운 재앙이 지구촌을 휩쓸어 자연재해보다 무서운 속도로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이 전염병이 한국에 침투했고 처음에는 별것 아니라는 인식에서 대통령도 곧 진정될 것이라는 대국민 발표를 할 즈음, 신천지 교회의 교인이 31번째 확진자로 밝혀지면서 폭풍이 몰아쳤다. 곧 이어 신천지교회는 압수 수색을 당하듯 언론에 집중포화를 맞았고 급기야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국민에게 사과를 하고 당국에 협조할 것을 천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것도 미흡하여 경기도 지사가 신천지교회 본부를 급습하였고 서울 시장은 살인죄로 신천지 총회장을 고발하였다. 일련의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과연, 신천지 교회가 마치 범죄자 집단인가 하는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종교에 관심이 없던 일반 국민도 신천지교회에 대한 성토를 하였고 종교계에선 이단의 폐해성을 꼬집으며 누명 아닌 누명을 씌웠다. 신천지 교인이 교인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숨어 있다는 이유 아닌 이유에서였다. 그러자 신천지교인은 더더욱 숨어들었고 급기야는 신천지교인은 죄인처럼 인식되었다. 그것이 국민의 건강을 지키려는 선의의 뜻도 있었겠지만 도대체 신천지 교인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헌법에도 나와 있듯이 종교의 자유가 있고 양심의 자유도 있다. 그것이 순수한 의도였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혹여라도 여당과 정부에서 조국 사태도 있었고 경제 성장도 하락되고 갖가지 악재들이 터지면서 총선은 치러야겠고 최초 발병자가 생길 때 중국인 입국을 금지시키지 못했던 잘못을 여론몰이를 통해 시선을 돌리게 하여 회피하려는 술수가 아닌가 묻고 싶다. 유행병은 특정집단에서 일부러 옮기는 병이 아니다. 예를 들면 타 종교단체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면 똑같이 나쁜 집단으로 매도할 수 있었을까, 의구심이 든다. 잘 알다시피 집권여당과 정부는 국민에게 무한 책임을 안고 있다. 그 책임을 누구에게 돌릴것이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난국을 헤쳐 나갈까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며칠전에는 모 교회에서 예배를 자중해 달라는 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예배를 강행하여 집단으로 감염된 사례가 있다. 이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결코 신천지를 옹호하려고 하는 애기는 아니다. 숫자와 양도 중요하겠지만 행위의 문제다. 유행병에서 벗어나려는 이 처절한 와중에 집권 여당은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었다고 온갖 욕을 하더니 급기야는 꼼수의 똑같은 비례당을 만들었다. 자기모순, 자가당착은 안중에도 없다. 욕을 잠시 먹더라도 비례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집권 야욕에 불탄 전직 국무총리는 낯 뜨거운 줄도 모르고 비합리성을 합리성으로 억지포장하고 있다. 국민이 욕을 하든 말든 내 패거리끼리만 뭉치면 된다는, 조폭집단처럼 현행범이 아니니까, 죄가 되지 않는다는 뻔뻔한 이빨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바른 이념도, 정립된 철학도, 확립된 가치관도 사라진 작금의 일부 정치인의 행태는 국회의원은 하나의 숫자이고 물건일 뿐이라는 인식마저 들게 한다. 달콤한 권력의 향유에 빠진 이들에게 도덕교과서를 다시 읽히고 인간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다시 가르쳐야 한다. 무엇이 선인지 악인지 알면서도 행하는 무지막지한 ‘무대뽀’를 보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과연 무엇을 배우고 느낄 것인가. 인본을 거스르는 것도 세습되어 온 국민이 도탄의 구렁텅이로 빠지란 말인가. 대다수의 국민은 호젓한 호숫가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싶고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을 마시며 오늘과 내일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 국가는 위정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행복하기 위한 대변자를 뽑아놓았더니 자아도취에 빠져 제살길만 찾는다면 존재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가슴에 손을 얹고 찬찬히 되뇌어보라. 그 길 끝, 빨갛게 타오르는 태양을 보고 부끄럽지 않는 하루를 살아왔노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겠는가.

김현탁 한국현대문학연구소 소장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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