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서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아이들 개학이 늦어지면서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아이들의 답답함도 걱정이고, 아이들 챙기는 아내의 수고도 감사합니다. 마스크 사태로 인해 마스크가 부의 상징이라는 말도 마음을 씁쓸하게 합니다. 하루빨리 이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이전에 경험치 못했던 새로운 경험들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코로나19가 저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묵상해 보았습니다.

첫째, 자신을 차분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코로나19가 확산될 때 저는 가족과 함께 뉴스를 보면서, 또 직장동료들과 식사를 하면서 정부의 대처가 미흡하다든지, 정치권은 왜 이 상황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지, 신천지는 왜 방역당국에 협조를 안하는지 등 여러 가지 불만만 늘어놓곤 했습니다. 그런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무슨 일이 생기면 자꾸 남 탓만 하는 저의 연약함을 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상대방이 아닌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문제가 생겼을 때 남 탓을 하기 전에 나에게 문제점은 없는지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또한 코로나19에 대해서도 그동안 개인위생에 대해 무심하였다는 걸 깨닫고 이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대한 내 위생을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개인 손소독제를 소지하여 휴대폰, 개인책상 등을 매일 소독하여 개인위생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둘째,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었습니다. 필자는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저녁 시간에 밀린 기록 검토 및 서면 작성을 하고, 또 영업을 위한 각종 회의, 모임 등에 참석하느라 주중에 가족들과 저녁을 먹는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재판이 연기가 되고, 모임 일정이 취소되고, 상담일정도 뜸하게 되면서 6시가 되면 바로 퇴근을 하는 것이 이제 한달이 다 되어 갑니다. 집에 일찍 귀가하여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준비하여 식사하고, 온가족이 식탁에 둘러 앉아 얘기를 하는 시간이 잦아지면서 가족들의 생각도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는 가족들을 비싼 식당에 데리고가서 맛있는 음식을 사주는 것이 가족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끌벅적한 고급식당보다는 집에서 함께 식사를 준비한 이후 조용한 가운데 식사교제를 하는 것이 음식은 별 볼 일 없더라도 훨씬 풍성한 가족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셋째,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감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필자는 교회를 다니고 있는데 이제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린지 3주가 되어 갑니다. 예배로 모일 수 있다는 것이, 사람들과 모여서 같이 밥을 먹고, 교제를 나누고 악수를 하는 것이, 또 가족들과 큰 맘 먹고 여행을 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예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정말 일상이 감사하는 말이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소중한 가치를 잊고 세상 속에서 조급하게 살아가던 저에게 소중하고 가치있는 일을 위해서라면 그렇게 조급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도 같습니다. 코로나19도 언젠가는 해결되고, 저 또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지금의 교훈을 잊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이후에도 바쁠수록 차분히 저를 돌아보면서 상대방을 탓하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생각하고, 또 저녁 일정들을 잘 조절하여 가족들과 함께 저녁시간을 풍성한 대화로 보내려고 합니다. 내가 갖고 있는 것들과 또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때 코로나19는 저에게 소중한 경험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코로나19에 슬기롭게 대처하시고 개인위생도 실천하여 건강관리 잘하시길, 또 마지막으로 일상의 소중함에 눈뜨시길 기원합니다.

진영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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