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유권자 겨냥 '병맛 코드' 각종 패러디물
코로나로 대면 유세 차질…유튜브 등 SNS 활용한 콘텐츠 봇물

진지하고 딱딱한 열 마디보다 촌철살인 한 마디의 '드립'('짧은 농담'을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이 먹히는 시대.

    4·15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맥락은 없지만, 왠지 웃음이 나오는 이른바 '병맛 코드'나 'B급 감성'을 활용한 선거 마케팅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유세가 어려워져 유튜브 등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플랫폼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주 사용자인 젊은 유권자를 겨냥한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일타강사 최쌤 국회의원이 머리가 커야 하는 이유?'. 사진=유튜브 채널 '최재성 TV'
'일타강사 최쌤 국회의원이 머리가 커야 하는 이유?'. 사진=유튜브 채널 '최재성 TV'

서울 송파을의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인터넷 강의, 보험 광고 등의 콘셉트로 익살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일타강사 최쌤' 시리즈에서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소재로 "국회의원은 머리가 크고 다리가 짧아야 한다"며 "그래야 멀리서도 잘 보이고 안정적으로 뛸 수 있다. 바퀴벌레가 얼마나 안정적이냐"고 말했다.

    보험 광고를 패러디하며 배우 이순재 씨를 성대모사 하기도 했다.

'이상직 camp에서 일어난 충격실화'. 사진=유튜브 채널 '이상직'
'이상직 camp에서 일어난 충격실화'. 사진=유튜브 채널 '이상직'

같은 당 소속인 부산 중구·영도의 김비오 후보는 선거운동에서 '뽀뽀뽀' 노래를 자신의 이름을 따 '비오비오비오'로 개사해 부르기고, 남구을의 박재호 후보는 방역 활동 중 개 짖는 소리가 들리자 "그래 너라도 고맙다"라며 재치있게 응수하기도 한다.

    전북 전주을에 출마한 민주당 이상직 후보는 영화 '타짜'의 명장면을 패러디해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말라"며 자신을 강하게 어필했다.

'[비-됴 완판치] 승리의 길! 미래통합당이 간다!'. 사진=미래통합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갈무리
'[비-됴 완판치] 승리의 길! 미래통합당이 간다!'. 사진=미래통합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갈무리

미래통합당은 정당 로고송인 '승리의 길'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형식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애니메이션은 통합당의 상징인 분홍색 슈트의 주인공 '히어로 맨'이 '불공정한 사회', '부동산 실패', '안보 구멍' 등 이른바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상징하는 괴물들을 무찌르는 내용이다.

    서울 관악을에서 3선에 도전하는 통합당 오신환 후보는 유튜브 조회 수 400만회를 넘긴 개그맨 신동엽 출연의 구내염 치료제 광고 영상을 패러디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연극·영화에도 출연한 바 있는 오 후보는 1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다양한 표정 연기를 보여준다.

'[관악구 국회의원 오신환] 저 세상 텐션, 관리자도 말잇못...아프니벤큐 패러디'. 사진=유튜브 채널 '오신환T
'[관악구 국회의원 오신환] 저 세상 텐션, 관리자도 말잇못...아프니벤큐 패러디'. 사진=유튜브 채널 '오신환T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통합당의 오세훈 후보는 인스타그램에 준수한 외모를 뽐내는 '46초 오세훈 입덕영상'을 올렸다.

    1분도 채 안 되는 영상에는 과거 양복, 정수기 등의 광고에 출연한 모습,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했던 장면 등이 담겼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의 같은 당 정진석 후보는 인기 애니메이션 '핑크팬더'의 한 에피소드에 투박하게 얼굴만 합성한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핑크팬더'가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으로 칠해진 벽에 통합당의 상징색인 핑크 페인트를 덧칠하는 장면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해 총선 승리로 대한민국을 핑크로 물들이겠다는 의미의 포부를 담았다.

    후보들의 이 같은 온라인 선거운동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동시에 소위 '망가지는' 모습을 통해 친밀감과 호감도를 끌어 올리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또 선거법 개정으로 이번 총선에서 처음으로 한 표를 행사하는 만 18세 유권자 등 많아진 젊은층의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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