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29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관교동의 한 교회에 예배를 위해 찾은 교인들의 모습.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29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관교동의 한 교회에 예배를 위해 찾은 교인들의 모습.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29일.

인천지역 일부 교회에서는 여전히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고삐를 죄고 있지만, 예배를 강행한 것이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교회의 반발을 우려,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계양구 효성동의 A교회는 약 60명의 교인들이 한곳에 모여 예배를 진행했다.

거리를 두고 앉아있는 신도들은 몇몇에 불과했다. 다른 쪽에 앉은 신도들은 거리를 두지 않은 모습이었다. 성가대 역시 거리를 두지 않은 채 찬송가를 불렀다. 특히 이 교회는 발열체크나 출입자 명단 작성 등 예방수칙도 준수하지 않았다. 창문마저 모두 닫아 놔, 코로나 집단감염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A교회 목사는 설교에서 "정부나 언론이 교회를 코로나의 온상인 마냥 호도하는 것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계양구 계산동의 B교회는 140명이나 참석한 가운데 세 번째 예배가 진행됐다.

교인들은 의자 양 끝에 앉는 등 거리를 뒀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일부 마스크를 벗고 있는 교인들도 있었다. 성가대는 마스크를 하지 않았고, 목사는 설교 도중 기침을 하기도 했다. B교회 목사는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마음 약한 사람들을 위해 주님이 큰 힘을 달라"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교인들을 마음 약한 사람들로 규정하기도 했다.

미추홀구 관교동의 C교회도 예배가 강행됐다. 이 교회에서는 여러 대의 전세버스들이 각 지역의 교인들을 실어 날랐다. 앞선 오전 9시 예배가 끝나자, 주차장에서 차량들이 줄지어 교회를 빠져나가면서 교회 앞이 어수선했다. 출입자명단 작성이나 열화상카메라를 활용한 발열체크, 2m 거리두기 등 예방규칙은 지켰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대부분의 시민들은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반응이었다.

B교회 인근의 한 상인은 "예배를 하는지도 몰랐다"며 "다음 주까지 하지 말라고 하던데, 겁도 없이 왜 예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C교회 교인인 한 시민은 "코로나19 이후 인터넷으로만 예배를 보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노력하는 분위기에 교회도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천시나 해당 군·구에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A교회 점검에 나선 구청 직원들은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시 관계자는 "교회의 반발을 사려고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점검하는 것"이라며 "교회가 동참하기를 권고해야지 이를 강제하거나 행정권을 발동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명석기자·신우진수습기자·박서현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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