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면옥
의정부제일시장에서 10개월째 냉면집 ‘제일면옥’을 운영하는 사장 강석호씨(왼쪽)와 직원이 감사와 응원을 전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있다. 안형철기자

의정부시 제일로, 태평로, 시민로 일대 의정부제일시장, 의정부시장, 의정부청과시장. 이들 시장은 의정부 중심에 오랜 시간 자리하며 의정부시민뿐 아니라 인근 양주, 동두천, 포천시민들의 부엌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매일 오전이면 장을 보는 이들과 식자재를 구매하려는 가게주인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러나 이 시장들도 코로나19 여파를 비켜서지 못했다. 29일 오전 의정부제일시장은 한적했다.

이상백 의정부제일시장 상인회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다수 점포들은 매출이 50% 가까이 줄었다"면서 "날이 풀리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다소 늘었지만 예전과 비교할 수준은 못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1개 점포의 임대료로 생계를 꾸려 나가는 생계형 임대인들이 고통분담에 나서면서 그나마 시장 골목마다 온기가 도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의정부제일시장 초입에 자리 잡은 ‘제일면옥’은 문을 연 지 10개월 된 새내기 점포지만 가성비 뛰어난 냉면집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었다. 평균 일 매출은 100만 원 선.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15만 원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제일면옥 임대인은 지난달 초 가게를 방문, 그 자리에서 임대료 인하를 결정하고 강씨에게 알렸다.

임대인 고모씨는 "가게주인이 살아야 결국 우리가 사는 것"이라며 "그동안 잘되지 않았던 자리인데 제일면옥이 살려 놓았고, 가족 같은 마음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일면옥 대표 강석호씨는 "파주, 남양주에서도 찾아오고, 여름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맛집이었는데…, 올여름을 나기만 해도 다행"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제일면옥의 임대료는 3~4월 두 달간 월 1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인하됐다.

의정부청과시장 ‘철원청정육’의 임대인도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가지 임대료의 25%가량을 인하하기로 했다.
 

철원청정육
의정부청과시장 지금 자리에서만 25년간 ‘철원청정육’을 운영해 온 사장 소순기씨가 주먹을 불끈 쥐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안형철기자

지금 자리에서만 25년 동안 철원청정육을 운영한 소순기씨는 "IMF, 메르스 등등 여러 일을 겪었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면서 "얼마 전에는 임대인이 직접 방문해 김치를 가져다 주는 등 격려를 해줬다"고 강조했다.

철원청정육 임대인은 이곳이 유일한 생계수단이지만, 지난 25년간 단 한 번도 임대료를 인상하지 않았다는 게 소씨의 설명이다.

인근 상인회도 입점상인들을 위해 힘을 보탰다. 의정부청과시장 상인회는 1개 점포당 월 40만~60만 원씩 납부하던 관리비를 3개월간 대납하기로 했다.

허점두 의정부청과시장 상인회 회장은 "처음에는 임대료 인하를 독려하려 했지만 월 70만~80만 원으로 생계를 꾸리는 임대인들이 많아 권유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상인회가 모아둔 예비비를 이번에 쓰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안형철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