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구경을 간 사람들에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이 시국(?)에 무슨 벚꽃 구경이냐며 손가락질 하는 것 예사다.

그렇다고 1년에 단 몇주만 볼 수 있는, 하얀 꽃잎 날리는 이시기를 놓치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봄을 느낄 수 있는 문화생활을 소개한다

 

◇ 벚꽃잎이 날리는 스크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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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레에다 히로카즈 ‘바닷마을 다이어리’

대표적인 친한 일본인 영화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렌즈안에 일상적인 모습을 담으면서도 따듯하게 느끼게 해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이 감독의 작품중 화려한 벚꽃을 조명하는 작품이 있다.

만화를 원작으로하는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바로 그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이 촬영된 가마쿠라는 상영이후 유명세를 탔는데, 작중 주인공인 스즈와 동급생 후타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벚꽃으로 만들어진 터널을 지나는 장면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따듯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함께 포근한 주말을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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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영화 ‘봄날은 간다’

2001년 청룡영화상에 빛나는 ‘봄날은 간다’는 매년 봄시즌이 될때마다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장면이 있다.

극중 유지태가 분한 상우가 은수(이영애 분)와 만나 헤어지는 그 장면이 화려한 벚꽃 터널과 대비돼 더욱 슬프게 만든다.

이 장면은 삼척시 축협 제2매장 앞으로 매년 이맘때 벚꽃 터널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벚꽃 장면 외에도 이 영화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많은 어록을 남겼는데, 그 유명한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와 ‘라면 먹을래요’가 이 영화에서 나왔다.

개봉당시에는 다른 영화에 밀려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그 정적이면서 아름다운 컷에 반한 팬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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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봄의 대표 꽃은 벚꽃이지만, 벚꽃과 관련된 영화는 해외에는 많지 않다.

그렇지만 솜 이불 같은 봄을 맞이 하는 자세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다.

프랑스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2014년 개봉하 따듯한 봄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로 손꼽힌다.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감독 실뱅 쇼메의 야심찬 첫 실사영화인 이 영화는 어릴 적에 부모를 여읜 폴은 말을 잃은 채 두 숙모와 함께사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어느 날 이웃인 마담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한 폴은 그녀가 키우는 작물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상황인 동시에 프로레슬러였던 부모의 추억이 담긴 아름다운 장면이기도 하다. 폴과 마담 프루스트의 만남이 반복되면서 영화는 폴을 둘러싼 사연을 드러낸다. 또한 그것은 폴의 성장 과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마담 프루스트의 아픈 사연이 겹치면서 ‘상처’를 둘러싼 사람들의 아름다운 동화가 펼쳐진다.

실어증을 겪는 폴의 모습을 통해 무성영화를 재현하면서 동시에 스크린에 집중하게 해주는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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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영화 ‘파이브 피트’

봄 하면 로맨스, 멜로 영화가 바로 떠오르지만, 비슷한 결을 따라가다보니 식상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 요즘 시국과 아주 걸맞는 영화가 있다. 영화 ‘파이브 피트’는 낭포성 섬유증을 앓고 있는 두 남녀인 스텔라와 윌에 대한 이야기다.

낭포성 섬유증에 걸린 사람들 끼리는 6피트 안으로 접촉하면 안된다는 설정의 이 영화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힘쓰는 지금의 세태와 아이러닉 하게 닮았다.

주인공 스텔라와 윌은 병때문에 지켜야 했던 6피트에서 1피트만큼 더 가까워지는 것을 택하고 처음으로 데이트까지 진행한다.

그리고 생기는 사건과 눈물 짓게 만드는 이들의 로맨스가 봄날을 밝힌다.

소설 원작의 이 영화는 애틋한 감정을 잘 살려서 관객들에게 큰 찬사를 받기도 했다.

백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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