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곡반정동 명당골 코오롱 하늘채 건설현장에서 한국노총 소속 이래익씨가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영운기자
수원시 곡반정동 명당골 코오롱 하늘채 건설현장에서 한국노총 소속 이래익씨가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영운기자

건설노동자인 이래익(50)씨가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 고용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인지(중부일보 2월19일자 22면) 50일 가까이 흘렀지만 아직도 문제 해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5일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경기남부지부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월18일 곡반정동 ‘명당골 코오롱 하늘채’ 건설 현장 내 타워크레인에 올랐다.

건설 현장 앞에서는 이씨가 소속돼 있는 한국노총이 노조원 고용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건설 현장 내 골조 업체 3개사와 고용을 위한 교섭을 시작했지만 업체 측은 이들에 대한 고용 여부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현장에 먼저 들어온 상황이라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고용이 쉽지 않다는 게 업체와 한국노총 측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자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이씨의 위험스런 농성만 길어지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한 달 전쯤부터는 하청업체나 원청이 이 문제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이씨에 대한 안부를 물어보는 사람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고용노동부 경기지청까지 나섰지만 노조원 고용에 대해서는 지청도 관여할 수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지청 관계자는 "한국노총 측에 (이씨가) 위험하니까 내려오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드리고 있다"며 "(조합원 고용에 대해) 관여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대화를 계속 진행해 보라는 것밖에는 지도를 못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자신들은 노조원 고용 여부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발 빠르게 대응해서 미리 현장을 선점한 것뿐"이라며 "(민주노총은) 고용을 해라 마라 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청인 코오롱 글로벌 측은 한국노총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고 이씨의 건강에 대한 점검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오롱 글로벌 관계자는 "해결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서로 조건이 안 맞아 현재까지 결론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소방서에서 이중삼중으로 매트를 깔아놨고 이씨에 대한 건강 체크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욱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