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은 무엇일까? 현대식 무기에 의한 전쟁보다 칼과 타격에 의한 전통 방식의 전쟁이 더욱 참혹했을 것이므로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아닌가 한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은 끌고 가다 쓰러진 조선 포로들을 마차 바퀴로 뭉갰고 살아남은 아이들은 마차 옆에서 말똥에 섞여 나온 곡식 낱알을 꼬챙이로 찍어 먹었다. 일본 교토의 코 무덤은 12만 6천 명의 조선인 코를 잘라 소금에 절여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전리품으로 올린 것이다.

병자호란 때 60만 포로가 끌려가던 날 도망가다 붙잡히면 귀를 뚫고 엮였으며 아이들은 손바닥을 뚫어 철사로 엮였다. 2월의 칼바람은 쇠처럼 울며 능선으로 싸락눈을 퍼 올렸다. 울면 채찍이 날아와 살점이 뜯겼고 행군 대열의 아무 골짜기나 조선 여인의 정조가 울었다. 포로는 물건이었다. 돈이 필요하면 시장에 팔았고 주인이 죽으면 산 채로 함께 묻었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발산하는 전자파를 100m 전방에서 측정한 결과 평균 ㎡당 0.01659W로 인체 노출 허용기준 10W의 0.165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방부와 환경부, 한국환경정책평가원은 물론 김천시 및 성주군 관계자도 함께 참여하여 현장에서 측정한 결과다. 700m 앞 소음은 47.1dB 이하였다. 사드 배치 반대론자 중 일부는 그동안 사드의 사격통제레이더가 인체에 암을 유발하거나 농작물의 생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괴담을 퍼뜨려왔다. 전국 참외의 70%를 생산하는 성주 농민들의 반대가 유독 심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측정된 사드의 전자파 수치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휴대전화나 전자레인지의 1%에도 못 미친다.

안중근 의사가 살아계셨다면 내 집 마당에 사드가 배치될 때 어떻게 나오셨을까? 오늘 성주 참외를 인터넷으로 주문하였다. 10kg짜리 참외 2상자를 주문하여 한 상자는 우리 집으로 배달시켰고, 나머지 한 상자는 장모님께 보내드렸다. 벌써 3번째 주문이다. 나는 죽는 날까지 평생 성주 참외만 먹겠다고 결심하였다.


맹기호 수필가, 시인, 문학과 비평작가 회장, 전 매탄고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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