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들은 향후 20년간 과거 100년에 걸쳐서 일어난 사회변화 이상으로 예측 불가능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래는 현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층 성장할 것이며 이러한 기술은 현재보다 더욱 풍요롭고 안전하며, 편리하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과학자들은 미래의 농식품 부문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

2019년 12월 Science紙는 ‘미래 식품에 대해 젊은 과학자들이 직접 제안하는 캠페인’을 통해 미래의 식품(Foods of the future) 아이템을 소개한 바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아이템 몇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심층적인 뇌 자극과 신경조절 기술을 활용한 다이어트 관리 프로그램(Saima Naz, 파키스탄), 기존의 단조로운 3D 프린팅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여 육류, 디저트 등 다양한 식감과 맛을 구현해내는 개선된 식용잉크 제품(Mark Martin Jensen, 미국), 개인의 DNA를 분석해 유전적 취향에 따라 맞춤형 식품 제공 서비스(Ada Gabriela, 아르헨티나), 스마트 스트로우(Smart Straw)를 활용하여 주변의 공기를 인체에 필요한 기본 영양소로 변환시켜 주는 제품(Emre Ozan Polat, 스페인), 정맥 내 존재하는 영양소를 활용한 인체 대사 및 식습관 조절 제품(Mallory Peterson, 미국), 인공토양 및 공기(Moon Farm)를 활용한 온대과일 재배(Yongsheng Ji, 중국)등의 아이템이 제시되었다. 이외에도 곤충 및 식물을 활용한 대체육 제품, 정밀 육종 기술을 활용한 질병에 강한 농산물 제조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었다.

이같은 아이템들을 살펴보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Big Data)를 활용하고, 기존 농업과 타 산업과 연계한 융복합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가 선정한 2018년 지구환경 대상(2018 Champions of the Earth) ‘과학과 혁신’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대체육 시장 선두주자인 임파서블 푸드는 회사 내에 유전공학, 식물학, 영양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로 팀을 이루어 7억5천만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였고, 조만간 기업공개에 나설 예정이다.

농식품의 미래에 대한 예측은 과학자들 뿐만 아니라 SF 영화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SF영화 ‘마션’에서 주인공 마크(멧 데이먼)는 화성에서 고립되어 식량 부족의 문제를 겪게 된다. 주인공은 식량이 줄어들고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대원들이 남기고 간 배설물과 화성의 흙을 섞어 비료를 만들고 농사를 위해 필요한 물을 생성해 냄으로써 감자 수확에 성공하게 된다. 이를 통해 생존을 이어가게 되며, 무사히 지구로 돌아오며 영화는 막을 내리게 된다. 실제 SF 영화감독들은 영화제작 시 메사추세스 공대(MIT)나 하버드대학 등 공대생들과 함께 미래 실현 가능한 기술에 대한 회의를 거쳐 영화에 그 기술을 선보이는 작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위에 소개된 내용들이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으나, 국내 기업들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기업에서는 이미 개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통해 다이어트 도시락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고, 쌀, 버섯 등 식물성분을 활용하여 대체육 시장에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질병 예측, 약물간 상호작용, 식품 영양소 상호작용 정보 등을 분석해 맞춤형 건강정보 및 식품 추천 서비스를 추천하는 베타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미국 MIT는 2월 26일 MIT Technology Review를 통해 ‘2020 10대 혁신기술(10 Breakthrough Technologies)’을 발표했는데 이 중 ‘초고도화 맞춤의약(Hyper-personalized medicine)’ 분야를 선정했다. 특정 유전자결함으로 인한 희귀 유전자 질환의 경우 유전자 교정을 통해 질병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미래가 아닌 현재에 실현가능한 기술로 보고 있다.

AI·데이터 활용 역량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요즘, 유전자 연구를 통해 각자의 유전자형에 맞는 영양소를 적절히 공급함으로써 고령화시대에 질병의 초기예방과 의료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인공지능 헬스케어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유전자 맞춤형 건강정보 공유 및 관리 서비스의 실현이 농식품 스타트업의 미래가 아닐까 조심스레 상상해본다.

미국의 대표적 미래 공상 과학소설 작가로 ‘화성연대기’ ‘화씨 351’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활동했던 레이 브래드버리(Ray Douglas Bradbury)는 "판타지는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다루며, SF 소설은 앞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일을 다룬다"라고 말하며, 논픽션에 가까운 픽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SF 소설에 대한 지론을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이 유전자 빅데이터를 학습하는 시대, 농식품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 모습은 바로 농식품 창업을 꿈꾸는 여러분이 말하는 대로, 생각한대로 일 것이다.

 

이정인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경기농식품벤처창업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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