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적으로 아니 전 세계적으로 지루하고 피곤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서다. 이러한 가운데 어제 중증으로 악화한 환자 2명이 완치자의 혈장을 주입하는 치료를 받고 회복됐다는 연구 논문이 국내 처음으로 발표돼 희망의 물꼬를 트고 있다. 당장 무엇이 달라질 것은 없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러한 혈장 치료가 코로나 완치자에게서 획득한 항체가 들어있는 혈장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중증환자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논문은 발 빠르게도 세브란스병원 최준용·김신영 교수팀이 코로나 감염으로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을 동반한 중증 폐렴이 생긴 환자 2명에게 혈장치료를 한 결과로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결과다.

당장에 이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JKMS에 게재됐고 연구팀은 총 2명의 중증 환자에게 혈장치료를 시행했다는데 우리 지면을 통해 확인한 영상사진에도 71세 남성이 혈장치료를 받기 전과 양쪽의 흉부 X-ray 영상, 혈장치료 후 폐렴 등으로 뿌옇게 보이던 폐가 나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중 한 명은 기저질환이 없었던 71세 남성으로 열과 기침 증상을 보였는데 코로나 확진 판정으로 병원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았지만 폐렴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얘기다. 눈여겨볼 대목은 환자가 도착 당시 검사에서 양쪽 폐 모두 심각한 폐렴 증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지금 코로나 대처능력이 외국에서도 높게 평가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의료진의 계속된 연구와 사재기 등을 자제하고 있는 높은 국민성에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밤을 밝혀 코로나 백신을 연구하고 있는 곳은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국제 학술지에 게재될 정도의 효과를 본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계속돼야 한다. 그래서 이 사태를 종식시켜야 한다. 국민들의 열망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의료진의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언제까지 갈지 모를 이 위태로운 사태에 반드시 끝은 있게 마련이다. 우리 의료진의 개가도 곧 들려올 수 있다.

들리기로도 이번 환자가 기계호흡을 시작하고, 항바이러스제와 항생제를 지속해서 투여했지만 상태가 더욱 악화했고 의료진은 이 환자에게 완치자의 혈장을 2회 용량으로 나눠 투여하고 스테로이드 치료를 병행, 혈장 채취 당시에 완치 판정을 받아 아무런 증상이 없는 상태였다는 얘기다. 반가운 얘기는 환자가 혈장치료 이틀 후부터 산소 요구량이 감소했고 기계호흡을 끊고 자발적인 호흡을 회복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혈장 투여 후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주목받을 만한 사실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다른 환자 1명이 고혈압 병력이 있는 고연령의 기저질환자임에도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을 두 번에 걸쳐 투여한 결과 정상 수준을 회복, 이후 완치 판정을 받고 3월 말 퇴원했다는 것이다. 다만 치료 도중 발견한 몇몇 부작용이 없지 않았다는 점이 걸림돌이지만 중증 환자들에게 나름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일들이 계속돼야 하고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파이팅이 넘치는 분위기로 전환돼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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