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2대를 기본으로 돌리던 곳들이 이제는 1대 조차 격일로 돌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사태의 여파로 일감이 급감한 한 인쇄 업체 대표의 한마디다.

코로나19로 인한 행사 취소, 개학 연기 등의 여파로 위기에 처한 인쇄 산업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치르는 특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불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7일 경기도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도내 인쇄업체의 주문량이 평소보다 90% 이상 감소했다.

인쇄 산업의 성수기는 추석 이후인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로 보고 있다.

이 시기에 새해 달력과 다이어리, 행사 관련 현수막, 홍보물 등의 주문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전무하다시피 떨어진 인쇄 물량에 업계는 줄도산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수원 권선구 산업단지에서 인쇄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현덕 대표이사는 "후보자 홍보물 외에 어떠한 주문도 없어서 특수라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수원시에 있는 인쇄 업체가 500여 곳인데, 그중 후보자 홍보물을 맡은 업체는 많아봐야 15곳 남짓일 것"이라며 "특수를 기대했으나 손가락만 빨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장안구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인쇄소를 운영하고 있는 40년 경력의 김모(61)씨는 "다른 선거 때는 의뢰를 받은 적이 있으나 이번엔 전혀 없었다"며 "이 근처 어떤 가게도 후보자 홍보물 주문을 받은 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 근처에 폐업한 가게가 3~4곳 정도 되는데, 나도 가게를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경기도 내 소재한 인쇄 업체는 3천600여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이번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된 홍보물의 주문이 없는 곳은 80% 이상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준호 경기도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상무는 "주문량이 90% 이상 감소했다"며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을 정리해고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전원희 수습기자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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