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벌써 두 번째의 세계 경제위기이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전세계는 금융위기를 겪었다. 오바마가 대통령이던 미국은 이때 연방준비은행의 무제한 돈풀기를 하여 금융위기를 극복한다. 제조업 중 고용창출 효과가 매우 큰 GM등 자동차 산업에 천문학적인 정부의 돈이 들었다. 또한 금융기관을 살리기 위해 역시 천문학적인 달러가 투입되었다. 금리도 제로수준에 가깝게 내렸다. 그 결과 미국경제는 서서히 살아났다. 우리는 미국과 다르다. 미국의 달러는 기축통화다. 풍부한 달러를 갖고 있다. 모자라면 무제한 찍으면 된다. 우리나라는 완전한 개방경제에 가까운 나라이다. 경제위기가 발생하고 우리는 달러가 부족하면 달러패닉에 빠진다. 당시 우리정부는 미국과 발빠르게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달러부족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하였다.

그리고 또 10년 만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찾아왔다. 이번 경제위기는 그동안의 경제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실물경제와 금융부문을 망라해서 모든 부문에 거의 동시적으로 찾아왔다. 기존 경제를 대변하고 있던 고용 창출효과가 큰 제조업 등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있다. 과거에 신뢰받았지만 파산지경에 이른 기업을 추락한 기업을 추락한 천사라고 한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의 신용등급이 동시에 투자적격에서 정크등급으로 강등되면서 이 용어가 언론에서 사용됐다.

코로나19가 유럽 및 미국 등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공급사슬이 교란되고 있다. 더불어 유가 급락 등으로 기업실적과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올해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기업에 대한 투기등급 강등 사례가 이미 54건에 달한다. 실물경제 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우리나라의 IMF 금융위기때 우리에게 익숙한 무디스는 앞으로 수주간 전 세계 위험 산업군에 대한 등급평정을 실시하면서 신용등급 강등 사례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최근 포드자동차, 옥시텐털 페트로리엄 등 주요 대기업 회사채가 추락한 천사로 강등됐다. 포드자동차는 올해 발생한 추락한 천사중 최대 규모로 부채규모가 1540억 달러(회사채 358억 달러)에 달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 위험을 반영해 투기등급(BBB-→BB+)으로 강등시켰다. 이에 앞서 부채규모가 352억 달러인 옥시텐털 페트로리엄이 추락한 천사로 강등되었고, 델타항공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미 회사채 시장에서 2000억 달러 이상의 회사채가 투기등급으로 강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금액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추락한 천사가 급증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중국과 더불어 제조업 위주의 경제구조이다. 탈원전을 표방한 정부정책에 이미 직격탄을 맞았던 두산중공업은 4월에 도래하는 회사채를 막지 못하여 산업은행 등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인공호흡기를 단 수준의 기업으로 전락하였다. 신이 숨겨놓은 직장이라고 하던 에쓰오일도 전 직원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항공·숙박(이용객 급감), 에너지(유가 급락), 자동차(경기침체) 산업 등이 보다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실물경제 충격으로 추락한 천사가 과거 위기 때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정부의 기업신용 지원에도 불구하고 시장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정확한 시기는 알수 없지만 종식될 것이다. 그리고 경제는 다시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역시 어느 시기에 그리고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인가는 과거보다 더욱 예측이 힘들다. 특히 우리나라의 쇠락한 경제구조는 코로나 19이후에 완전한 회복은 힘들다는게 전문가의 중평이다. 일단 기업의 구조조정이 보다 발빠르게 선행되어야 한다.그리고 신경제를 창출하기 위하여 창업 등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인력의 재교육이 필요하다. 다시금 신발끈을 매고 새로운 경제정책으로 이번 위기를 극복해야겠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실험실창업혁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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