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2018년 11월 23일에 취임식을 가지고 경기도새마을회를 이끌어 오고 있는 송재필 경기도새마을회장에게도 50주년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새마을운동 50주년을 맞아 경기도새마을회 50년사를 집필하는 등 의미 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경기도새마을회는 탄탄한 조직망을 활용해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다. 3만여 명의 새마을 가족들이 방역을 진행하고 있고 마스크를 제작해 소외 계층에 배포하고 있다. 마을까지 조직적인 체계가 갖춰져 있는 경기도새마을회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송 회장은 인터뷰에서 새마을운동은 정치와 이념을 떠나 모두가 함께 잘살자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수원시에 자리한 경기도새마을회 사무실에서 송재필 회장을 만나 새마을운동 50주년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물었다.
 

-올해는 새마을운동 50주년이다. 소감은.
"‘새마을운동’은 ‘잘 살기 운동’이고 ‘의식개혁 운동’이다. 한 운동을 50년 지속한다는 것은 흔하지 않을 일이다. 가난 극복의 상징인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지 50주년을 맞아 경기도 새마을운동의 대표로서 매우 기쁘고 감회가 깊다."

-새마을운동을 50년 동안 지속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새마을운동은 정치와 종교, 이념과 사익추구를 배제하는 운동으로서 누구나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생각을 가지고 하는 운동이다. 이론이나 학문이 아니라 행동하고 실천하는 ‘실천철학’이다. 새마을정신이 ‘근면, 자조, 협동’인데 열심히 일하되 자기 스스로 하고, 부족한 것은 힘을 합해서 하자는 것이다. 너무나 평범하다. 그래서 오랫동안 운동이 지속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새마을운동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도 준비했을 거 같다.
"많이 준비했다. 올해 초부터 경기도새마을운동 50년사 발간, 2030 생명 살림 선포식, 50주년 사진 전시회, 생명 평화 세미나 등 다양한 5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해왔으나 50년사 발간을 제외한 모든 행사를 전면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우리는 이러한 기념행사 대신, 국가재난인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두 달 넘게 ‘취약지역 집중 방역’과 ‘수제 마스크 제작’, ‘소외계층 돕기’, ‘농촌 일손 돕기’에 집중하고 있다. 많이 아쉽지만 그런 이벤트들은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뒤에 해도 될 것 같다. 지난 2개월간 연인원 3만여 명이 참여해 2만여 개소에서 집중 방역 활동을 펼쳤다. 특히 새마을부녀회는 18만 개의 마스크를 만들어 소외계층에 전달했다. 이외에도 약 7천만 원의 성금과 성품을 소외계층을 찾아 전달하고 헌혈과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을 펼쳤다. 코로나19 예방 현수막을 부착하고 농산물 팔아주기에 동참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새마을회장에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현장에서 바라본 새마을회는 어떤 특징이 있나.
"새마을회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단체라고 봐야 된다. 시 단위, 군 단위, 마을까지 다 조직이 결성돼 있어서 전체가 같이 움직일 수 있다. 이런 봉사단체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새마을회원들이 활동하는 현장을 가보면 얼굴들이 환하다. 웃으면서 봉사하고 자기 돈과 자기 시간을 투자해 활동을 하는데도 얼굴이 밝다. 봉사 현장 갔다 올 때마다 마음이 뿌듯하다."

-‘새마을의 날’이 있는데 어떤 날인가.
"새마을운동은 ‘국가의 무형자산’으로서 계승·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미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회는 지난 2011년 3월에 법률로 국가기념일인 ‘새마을의 날’을 제정하게 됐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새마을운동의 계승·발전을 위한 기념행사를 지원하도록 한 것이다."

-새마을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인 시비가 있다. 왜 그런가.
"물론 회원 개인적인 생각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우리는 엄격히 정치 활동을 금지하고 그런 활동을 하면 제명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새마을조직이 크고 영향력이 있으니까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도와주면 이용하게 되고 도와주지 않으면 매도하는 일들을 수없이 겪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정치를 표방하고 실천해 왔으니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세계인들이 새마을운동이 정치적이라면 배우러 오겠나. ‘다 함께 힘을 합해 잘 살자’는데 무슨 정치나 이념이 필요한가. 그저 마음을 모아 열심히 하면 되는 게 새마을운동이다."

-일각에서는 새마을운동이 "나이 든 사람이나 하는 운동이다. 아직도 새마을운동을 하느냐? 지금도 필요하나?"라고 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새마을운동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마을과 주민’이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깨끗하고 잘사는 마을로 만들자는데 남녀노소가 어디 있나. 새마을운동은 주민 모두의 운동이다. 또 새마을운동은 현재 진행형 운동이다. 지난해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새마을운동은 과거의 운동이 아니라, 살아있는 운동"이라고 강조해 주셨다. 이번에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나타났듯이 새마을운동을 하는 이들은 국가가 어려울 때 언제나 제일 앞장서서 자신의 시간과 노력과 재화를 들여 활동하고 있다. 그러니까 아직도 필요한 것이다.

새마을운동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사람이 제대로 모르면서 분위기에 따라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안다. 모든 일은 동전의 양면이 있고 빛과 그림자가 있듯이 공과가 있는 법이다. 과만 보고 공을 보지 못하는 것과 공만 보고 과를 생각하지 않는 것 모두가 그릇된 인식이 아닐까. 분명한 것은 50년 전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였고 지금은 가장 부유한 나라 중의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다.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는 있지만 성공한 국민운동인 것은 사실이다."

-지난 50년간 새마을운동이 가장 잘한 일을 꼽는다면.
"새마을운동은 지붕을 고치고 마을 길을 넓히는 것이 다가 아니다. 수없이 많은 사업이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사업추진 과정을 통해 ‘해보니까 나도 좋고 우리도 좋고 편리하고 이득이 된다’는 것을 체득하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넣어 준 것이 가장 잘한 일이다. 이 모든 변화는 이 긍정적 자신감으로부터 출발했다. 자신감이 모든 것을 바꿔 놓게 된 것이다."

-새마을운동을 해외에도 수출하고 있다고 들었다.
"수출이 아니라 ‘지구촌 협력사업’이다. 수평적 협력 말이다. 2012년 새마을운동 기록물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그것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이제 세계의 새마을운동이 되었다는 의미다. 이미 46개 개도국이 모여 SGL(새마을운동글로벌리그)이라는 국제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우리 경기도는 그동안 러시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몽골, 라오스, 키르기스스탄 등과 협력사업들을 추진해 오고 있다. 다 같이 잘 살아야 한다. 그것이 평화 아닌가."

-회장님께서는 아직도 새마을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우리는 너무나 어려웠기 때문에 새마을운동을 시작했고 새마을운동을 통해 그 어려움을 극복했기에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갖는 것이다. 또한 우리에게 어려움은 언제나 닥칠 것이기에 새마을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래 50년의 새마을운동에 대한 청사진은.
"새마을은 ‘운동’이다. ‘운동’이란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가장 절박하고 절실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활동이다.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가장 절박한가? 바로 ‘생명의 위기’다. 뭇 생명은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페트병이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발견된다.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는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미세먼지는 어떤가? 위기다. 이 위기를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 생명을 살리는 운동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는 것이 향후 50년 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도새마을회 50년사를 만드셨다고 들었다.
"황창영 사무처장님이 진짜 고생했다. 책은 거의 다 만들어졌고 배포를 하는 일만 남았다. 향후에 50주년 기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 그때 배포하려고 한다. 자료 수집을 위해 경기도 관내를 현장답사하고, 자료가 있는 창고에서 사료가 될 만한 문서들을 참고했다. 50년 동안 이뤄놓은 역사를 기록에 남긴다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다들 50년사 제작을 위해 너무들 고생하셨다."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앞으로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우리 생활패턴은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보건 위생은 물론이고 식생활, 외식문화, 만남과 회의 등 모든 것이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최근에 전국 시·도 회장 회의를 화상회의로 했다. 이전에는 없던 일이다. 우리는 이 변화를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우리 도민 모두는 생활습관을 바꾸어 가되 모든 것은 ‘생명’을 살리는 생활패턴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생명이 살아야 후손도 있고 미래도 있을 것이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우리 손자 손녀들은 모두 이민을 갈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마음껏 누린 것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좀 더 생각해 소비하고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산과 강, 도시와 농촌을 건강하게 살려 나가는 이 생명 살림 운동에 도민 모두가 동참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

김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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