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 갈 곳 없어 미추홀구 더부살이… 해변엔 안보 이유 쇠말뚝 흉물까지, 수정법 역차별에 접경규제 이중고
재정자립도마저 인천서 가장 낮아… 장정민 군수 "중첩규제 완화 절실"
지난 11일 옹진군 공무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 지역에 옹진군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성장관리권역으로 묶인 옹진군에는 저층 임대아파트만 있을 뿐 분양 아파트가 한곳도 없다.
더욱이 분양 예정인 아파트도 없는데, 정부 방침에 따라 전매 제한지역으로 묶였다. 옹진군이 수도권이기 때문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분양 예정 아파트가 없어 당장 전매 제한 조치에 영향은 없지만 그래도 당황스럽다"며 "정부에 수도권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서쪽에 있는 옹진군은 대한민국에서 동서로 가장 길게 뻗어 있으며 섬으로만 이루어진 기초자치단체다. 중심에 위치한 섬도 없어 미추홀구에 군청사가 있다. 다른 지역에 군청사가 있는 기초자치단체는 옹진군이 유일하다.
옹진군의 서해 5도는 북한과 매우 가까워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 등과 같은 비극을 겪었다.
최근에도 북한이 도발할 경우 백령도와 연평도 주민들은 대피소로 긴급 대피하거나 어업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경찰서도 없어 동구와 함께 인천중부경찰서가 담당하고 있으며, 소방서는 옹진군 북도면은 인천국제공항소방서가, 나머지는 인천중부소방서가 담당한다.
이같이 어려운 여건에 있는 옹진군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이분법적 논리로 나눈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인해 역차별을 받고 있는 데다 각종 접경지역 규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백령도, 대·소청도, 대·소연평도 등 서해5도 해안가는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흉물로 방치돼 있는 서해 5도 해안가의 쇠말뚝(용치)은 적군 상륙에 대비한 장애물이라는 이유로 철거가 어렵다.
옹진군은 지속적으로 철거를 건의하고 있지만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다.
더욱이 서해5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야간 여객선 운항을 통제하는 지역이다.
이곳 주민들은 섬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정주 여건 개선 등을 호소하며 인천을 오가는 여객선을 야간에도 운항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해군 함정이 야간까지 보호 활동을 할 수는 없다는 이유 등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다.
서해5도는 지난해 3월 조업시간이 1시간 늘어났지만 잦은 조업 통제,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으로 어획량은 감소하고 있다.
군사보호시설에 따른 산지전용 허가를 얻기 어렵다는 점도 토지 사용에 큰 제약이다.
서해5도는 산지를 다른 용도로 바꾸기 위해 산지전용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일부 군사시설이 있는 곳은 사진 촬영 등이 어려워 허가를 받기가 어렵다.
또 힘들게 허가를 받더라도 관리가 어려워 재산가치가 낮다.
특히 서해5도에서 건축물 용도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규모 변경이 아닌 단순 용도변경에도 30일 가까이 소요되는 군사협의를 거쳐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옹진군의 재정자립도는 12.7%(2019년 세입과목 개편전 기준)로 인천에서 가장 낮다.
옹진군의 인구는 2만335명(4월말 기준)으로 수도권 전체 지자체 중 가장 적다.
특히 60~69세 인구가 3천844명으로 전체 연령대별 인구 중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고, 60세 이상 인구가 7천501명으로 37%나 되는 등 고령화가 심각하다.
장정민 옹진군수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여객선 운항 규제는 강화됐지만 주민 편의를 위한 개선은 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옹진 발전을 위해 중첩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조기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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