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자 대한간호협회 경기도 간호사회장.
김인자 대한간호협회 경기도 간호사회장.

세계보건기구는(WHO)는 영국의 간호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생일인 5월 12일을 ‘세계간호사의 해’로 지정했다.

간호사를 위한 해가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국내선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무서운 전염속도를 보이며 전 국민을 긴장시킨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해 온 간호사들.

환자들이 있는 모든 곳에서 방호복을 입고 바이러스와 끝까지 싸웠던 간호사들의 헌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를 진정 국면으로 이끌었다.

지난 12일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아 만난 김인자 대한간호협회 경기도간호사회 회장은 ‘2%가 일궈낸 작은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3천959명, 올해 3월 한달간 자원봉사에 지원한 간호사 숫자다.

이 숫자는 전국 의료현장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21만여 명의 2%에 이른다.

면허를 막 취득한 신입 간호사부터 은퇴 간호사, 신혼의 단꿈을 잠시 접고 달려온 남자 간호사 등 제각각의 사연이 있지만 국난극복을 위해 힘을 보탰다.

전국 간호사들이 대구·경북 현장에 투입되면서 코로나19가 안정을 찾았고, 지난 2월, 821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이 지역 신규 환자 숫자는 현재 한 자릿수로 뚝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코로나19는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간호사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악한 상황은 여전하다. 많은 간호사들이 24시간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데 배식, 병실 청소부터 환자 개인물품 전달같은 사소한 업무까지 모두 도맡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환자를 접촉하지 않은 간호사와 격리병동에서 교대하고 나온 간호사 모두 같은 대기 공간에서 머무는 것, 장기간 근무에 따른 간호사들의 피로 누적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육체적 피로에 정신적 피로까지 쌓이게 되면 종종 감염에 노출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고글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도 잊은 채 격리병동에 들어갈 뻔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간호사들을 위해 정부차원의 안전한 공간 확보와 보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등 감염 대란이 발생할 때마다 간호사들의 희생에만 의존하는 임시방편 체계에서 벗어나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감염병 전문 간호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국가적 재난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병원을 찾지 못하는 환자들의 건강 악화에 대한 걱정과 함께 코로나19의 종식을 기원했다.

노진균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